[DBR 경영의 지혜]미래자동차는 ‘제품’이 아니라 ‘플랫폼’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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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지방 출장을 마치고 서울행 KTX에 몸을 실은 당신. 벌써부터 서울역에서 집에 갈 방법이 고민이다. 너무 고단해 버스는커녕 택시를 타려고 길게 줄을 설 엄두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엔 필요 없는 고민이 될 수도 있다. 스마트워치에 음성으로 지시해 ‘자율주행차’를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워치로부터 메시지를 전송받은 자율주행차 서비스 회사는 교통정보센터에 의뢰해 서울역에서 가장 가까운 주차타워에 있는 차를 준비할 것이다. 당신의 운전 패턴, 취향 등을 모두 고려한 최적의 자동차다. 당신은 서울역에 내리자마다 마중 나온 차에 몸을 싣는다. 당연히 운전은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하며 편하게 집에 갈 수 있다.

이런 상상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기자동차가 등장한 데 이어 자율주행차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100년 전 헨리 포드가 대량생산 방식으로 일으켰던 자동차 혁명에 버금간다. 이른바 ‘모빌리티 혁명’ 시대다.

‘미래자동차 모빌리티 혁명’의 저자인 미래학자 정지훈은 자동차 회사들의 사업 구조가 향후 두 가지 방향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에 필요한 대용량 배터리·연료전지 사업과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된 시대에 가능한 자동차 공유 사업이다. 특히 자동차 공유 사업의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대표주자인 우버의 경우 설립 5년 만인 2015년에 기업가치 5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처럼 빠른 변화가 무색하게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거대한 변화의 파도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히 운송수단용 ‘제품’에 머물러선 안 된다.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스마트폰에 설치돼 있는 소프트웨어에 따라 스마트폰의 성능이 결정되는 것처럼 향후 자동차 시장의 승자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미래자동차#정지훈#모빌리티#혁명#공유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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