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투자 기회의 98%는 국경 밖에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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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저성장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돈을 굴리는 방법’이 마땅치 않아졌다. 한국에선 더욱 그렇다. 자산의 80% 이상을 집을 마련하는 데 투입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일부는 그나마 수익률이 높은 주식에 손을 댄다. 이마저도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신간 ‘글로벌 투자전쟁’의 저자인 영주 닐슨 성균관대 교수는 한국인들의 이 같은 투자 방식에 우려를 표한다. 자산을 다각화하는 방법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 월가에서 6조 원 규모의 투자금을 굴렸던 채권 전문 투자가이기도 한 닐슨 교수는 “국내에 투자가 한정될 경우 국가 경제가 침체될 때 개인에게 오는 피해를 막을 수 없다”고 말한다.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주식을 사지 말라고 조언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회사가 도산할 경우 일자리를 잃는 것은 물론이고 투자한 자산도 함께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주식시장 규모는 세계 시장의 2%에 불과하다. 이는 곧 국경 밖에 98%의 새로운 기회가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닐슨 교수는 “지금은 일반 투자자들도 해외 투자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고전적인 투자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기 위해선 국경을 초월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닐슨 교수의 주장이 전혀 새로운 건 아니다. 해외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라고 조언하는 전문가들은 과거에도 있어 왔다. 하지만 정작 해외 자산에 직접 투자를 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투자 방법도 생소하고 관련 정보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닐슨 교수는 “이자율, 채권, 주식, 재무제표 등 투자의 기초 상식과 원리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전문가가 아니어도 해외 투자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투자 관점에서 이자율을 바르게 이해하고,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채권을 적절히 활용하며, 재무제표 분석에 기초해 양질의 주식을 선별하려는 노력은 국내 투자든 해외 투자든 상관없이 공히 적용되는 투자 원칙이다. 뭐든지 ‘기본’이 중요하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투자#국경#수익률#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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