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갇혀있던 2000 안팎 ‘박스피(박스권 코스피)’ 뚫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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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역사 쓴 코스피]코스피 34년의 기록들
1983년 1월 4일 시장 출범… 1989년 ‘3저 호황’에 첫 1000 돌파
외환위기 직후 280까지 추락도

1983년 1월 첫발을 내디딘 코스피가 34년 만에 2,240 고지를 넘어서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1997년 외환위기부터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2002년 신용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숱한 고비를 넘겨온 결과다.

코스피가 처음 1,000 선을 돌파한 건 1989년 3월 31일(1,003,31)이다. 1980년대 저금리 저유가 저달러 등 ‘3저(低) 호황’으로 한국 경제가 고속 성장하면서 증시도 활짝 폈다. 당시 주가 상승세를 이끈 주역은 ‘중동 특수’를 누린 건설과 무역, 금융 등 3개 업종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3저 호황이 막을 내리고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서 코스피도 부침을 이어갔다. 주춤하던 주가는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대기업이 무너지고 외국인투자가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1998년 6월 코스피는 280까지 주저앉았다.

경제가 외환위기 충격을 극복하자 코스피도 되살아났다. 1999년 IT 벤처 투자 열풍을 타고 1997년 7월 코스피는 다시 1,000 선을 넘어섰다. 날개를 단 듯 보였던 코스피는 금세 IT 버블 붕괴라는 강펀치에 고꾸라졌다. 2001년 미국 9·11테러까지 겹쳐 코스피는 한때 400대로 떨어졌다.

2000년대 중반 세계 경제가 되살아나고 국내외 저금리 속에 막대하게 풀린 돈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코스피는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2005년 2월 다시 1,000 선에 안착한 뒤 2007년 4월 1,500 고지를 처음 넘어섰고, 그해 7월 25일(2,004.22) 단숨에 2,000 선까지 뚫었다.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두로 국내에 적립식펀드 투자 열풍이 불면서 증시 호황의 버팀목이 됐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코스피 2,000 시대는 불과 몇 달 만에 막을 내렸다. 2008년 5월 1,900대였던 코스피는 10월 말 890대까지 추락했다.

2010년 이후 금융위기 후유증으로 경기 회복이 더딘 선진국과 달리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은 빠른 속도로 활력을 되찾으면서 글로벌 자금이 몰려들었다. 여기에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표 기업들의 뛰어난 실적, 국내 경제의 탄탄한 기초체력이 더해지면서 코스피는 2011년 5월 2일(2,228.96)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업종)’으로 불리던 대형 수출주가 상승 동력이 됐다. 이후 2017년 5월 새로운 최고점이 나올 때까지 코스피는 6년이나 1,800∼2,100 사이의 답답한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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