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 해답은 현장에”… 신동빈은 日로, 정의선은 中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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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日 셔틀경영’ 재가동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해외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주 출국금지가 해제되자마자 일본으로 출국해 미뤄뒀던 일본 롯데의 경영 현안을 챙겼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4일 “출국금지 기간이 길어져 글로벌 경영에 차질이 많았다. 특히 일본 롯데에 현안이 밀려 있는 상태라 출금 해제 직후 법원의 양해를 구하고 일본으로 향했다가 23일 귀국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7∼10월 검찰의 경영비리 수사로 인해 1차 출금 조치를 당했다가 같은 해 12월부터 특검 수사로 또다시 발이 묶였다. 출금 조치를 당한 총 기간이 9개월에 달한다. 이달 17일 검찰이 수사를 마무리하며 신 회장에게 불구속 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신 회장의 출입국 관련 신병 처리는 법원이 맡게 됐고 자연스럽게 출금은 해제됐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 밀린 경영 현안을 보고받고, 주주들의 지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한국 롯데가 검찰 수사와 재판으로 혼란을 겪는 사이 경영권 탈환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6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네 번째 경영권을 둔 표 대결을 안건으로 상정하겠다고 21일 밝힌 상태다.

신 회장은 당분간 1주일에 두 번(월·수요일)의 재판 일정이 끝나면 주 후반부에 미뤘던 해외 현안을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가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방문 일정도 점검 중이다. 중단된 해외 인수합병(M&A) 협상도 챙겨볼 예정이다.

중국 출장 일정은 차기 정부가 들어선 다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는 국가 간 외교 채널이 가동 중이라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제공한 70억 원의 뇌물 여부를 가리는 재판이 다음 달 초 시작되면 해외 출장은 다시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 3, 4회 법원에 출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 정의선, 사드 보복 대응 행보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사진)이 위기에 처한 중국 사업을 직접 점검하기 위해 출장길에 올랐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내 반한(反韓) 분위기로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 판매량은 반 토막 난 상황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24일 베이징으로 떠나 현대차의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기차투자유한공사의 생산공장과 판매법인 등을 둘러볼 계획이다. 베이징에는 베이징현대기차 공장 3곳이 있다.

정 부회장의 중국 출장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4개월 만이다. 당시 정 부회장은 베이징현대기차의 중국 4번째 공장으로 10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허베이(河北) 성 창저우(滄州) 공장을 둘러봤다. 이 창저우 공장은 지난달 24일부터 열흘 넘게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준공한 지 반 년도 안 된 공장이 멈춘 것은 판매량 급감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월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7만2032대로 지난해 3월 판매량 15만592대에 비해 52.2% 줄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4월 들어서도 판매량은 전년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현대·기아차는 현지 법인의 지분 절반을 중국 기업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드 보복의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인의 반감을 피해가지 못했다.

출장 기간에 정 부회장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중국 현지의 직원들을 격려하고 판매 회복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아직까지 판매량 목표를 낮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반기에 가동할 예정인 베이징현대기차 5공장인 충칭(重慶) 공장도 예정대로 준공을 준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21일 개막한 상하이 모터쇼를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상하이 모터쇼에서 현대차는 중국 맞춤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ix35와 중국형 쏘나타의 부분변경모델을 공개했다. 기아차도 현지 전략형 세단 ‘페가스’와 소형차 K2의 SUV 모델인 ‘K2 크로스’ 등 중국에 특화된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 회복에 힘을 쏟고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신동빈#정의선#롯데그룹#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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