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만에 통장 개설… 보안카드-인증서 없이 송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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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 써보니


“케이뱅크 회원이 되신 걸 환영합니다.”

계좌를 틀 때 다른 은행들처럼 별도의 인증 애플리케이션을 요구하지 않았다. 신규·추천, 예금·적금, 대출 등 항목을 간단하게 구성해 앱 사용 역시 가볍고 편리했다. 회원 가입부터 입출금통장을 개설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총 20분. 일반 시중은행의 비대면 계좌 개설과 걸린 시간은 비슷했다. 하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 차이를 보였다. 3일 오픈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를 직접 써봤다.

○ 케이뱅크 써보니…

케이뱅크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순위 상위권에 오를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인기를 반영하듯 내려받은 케이뱅크 앱을 켜자마자 ‘현재 고객센터 대기고객이 많아 영상통화 인증이 지연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떴다. 영업 첫날 케이뱅크 대출 건수(오후 3시 현재)는 1019건, 체크카드 발급은 1만3485건으로 집계됐다. 가입자 수는 오후 6시 반 현재 2만 명을 넘어섰다.

회원 가입까지는 7단계를 거쳐야 했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고 신분증을 촬영해 업로드를 했다. 이 과정에 신분증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두 번을 다시 찍었다. 다른 시중은행들의 앱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오류다. 이 과정을 거치자 가입 상품을 고르게 했다. 수신 상품인 듀얼K 입금통장과 체크카드에 자동으로 체크가 돼 있었다.

GS25 편의점 단말기에서 계좌번호 입력만으로 돈을 찾을 수 있는 무카드 거래 서비스 항목에도 체크했다. 각종 약관에 동의하고 자택 주소와 직업, 직장 주소를 입력하고 비밀번호와 6자리 간편 비밀번호도 설정했다. 특히 직업 항목을 주부·학생, 급여소득자, 개인소득자 등 대분류와 금융계, 교육계, 언론계 등 소분류, 직장이름까지 상세하게 입력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영상통화로 인증을 했다. 대기자가 많아 1분 45초를 기다렸다. 하지만 통화에 연결되고 나서는 3분 만에 본인 인증을 마쳤다. 상담원이 불러주는 핀 번호를 입력하자 스마트폰 화면에 기자의 얼굴이 등장했다. 상담원은 얼굴과 신분증을 확인했다. 전화를 끊고 로그인을 했다. 20여 분 만에 계좌 개설이 끝났다.

송금은 더 간편했다. 기존 은행에서 송금할 때는 공인인증으로 로그인한 뒤 임의로 지정되는 숫자를 보안카드에서 찾아 적거나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를 이용해야만 했다. 하지만 케이뱅크에서는 보낼 계좌번호를 입력하고 간편 비밀번호만 누르면 끝이다.

일부 보완할 점도 보였다. 신분증 확인과 지문인증 과정에서 몇 차례 오류가 발생했다. 또 스마트폰 조작에 미숙한 고령층이 이용하기엔 좀 더 절차가 간편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 “주택담보대출 하루에 가능하게”

이날 케이뱅크는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출범 기념식을 열었다.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은 이 자리에서 “인건비와 임차료가 거의 들어가지 않는 만큼 고객 이익과 편의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시중은행 이용이 어려웠던 4∼7등급 고객에게 한 자릿수 금리의 중금리 신용대출을 제공하겠다고 공개했다.

그는 또 “올해 여신 4000억 원, 수신 5000억 원의 목표를 두고 있다”며 “이 대출액 중 30% 정도는 중금리 대출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안효조 사업총괄본부장은 “케이뱅크는 개인정보 동의를 받아 통신요금 정보 등을 활용하고, 주주사들의 비식별화 빅데이터를 이용해 기존 신용평가모델보다 뛰어난 평가능력을 지닐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등급이 낮은 고객도 갚아 나갈 능력이 된다고 생각되면 돈을 빌려주겠다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주택담보대출도 준비 중이다. 시중은행에서 2주 이상씩 걸리는 대출 과정을 신청 하루 뒤면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케이뱅크#인터넷은행#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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