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작년 영업익 12조 역대최고… 민간발전사는 영업익 반토막,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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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단가 싼 순서로 발전소 가동… 원자력→ 석탄→ LNG順
저유가 기조로 한전은 웃었지만 LNG 쓰는 민간업체들은 휘청
“전력수급, 환경정책에 역행”

한국전력공사가 지난해 영업이익 12조 원이라는 최고 실적을 냈다. 반면 액화천연가스(LNG)발전이 주력인 국내 민간 발전사들의 영업이익은 반 토막이 났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조16억 원이었다. 역대 최고치였던 2015년 11조3467억 원에서 6549억 원(5.8%)이 더 늘어났다. 한전 실적 상승은 저유가 기조로 인해 발전 원가가 하락한 덕분이다.

한전에 ‘봄바람’이 부는 사이 민간 발전사들 표정은 우울하다. 국내 민간발전 ‘톱3’인 SK E&S, GS EPS, 포스코에너지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는 2777억 원이었다. 2015년 4746억 원에서 41.5%나 줄었다. 2015년 영업이익도 2014년(6364억 원)보다 16.2% 감소했었다.

발전공기업은 최대 호황, 민간발전사들은 실적 악화라는 상반된 현상이 동시에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발전단가가 싼 원자력→석탄→LNG 순으로 발전소를 가동하는 국내 전력 수급 구조 때문이다.

LNG발전소는 전기 수요가 급증하는 한여름과 한겨울을 제외하면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지난해 LNG발전소들의 평균 가동률은 39%로 원자력(76%), 석탄(74%)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런 구조는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에 관한 사회적 요구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LNG발전은 석탄발전보다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다. 발전원별 온실가스 배출량은 LNG발전을 100으로 봤을 때, 무연탄화력과 유연탄화력이 각각 250, 230에 이른다. 정부 역시 지난해 12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노후화된 석탄발전소를 지목하고, 올해부터 2025년까지 10기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환경 문제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려면 전력 수급 구조부터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연말에 발표할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 친환경 발전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정부는 전기 수급 정책을 마련할 때 경제성뿐만 아니라 환경성까지 고려해 LNG와 신재생에너지 등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민간발전사#영업익#한전#발전소#발전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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