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금융환경 급변… 한발 앞서 방향 결정하는 ‘先’경영 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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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69)은 임기를 두 달 남짓 남겨두고 있다. 신한금융은 2010년 라응찬 전 회장, 이백순 전 은행장과 신상훈 전 사장의 대립으로 이른바 ‘신한 사태’라는 갈등을 겪었다. 당시 경영권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한 회장이 ‘소방수’로 나섰다.

 한 회장은 6년 임기 동안 신한금융의 승계 시스템을 보다 정교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1년 주주와 금융권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부터 구성했다. 이사회 대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승계 과정을 마련한 것이다.

 또 외부 컨설팅 과정을 거쳐 차기 리더의 조건을 구체화한 ‘경영리더상(像)’도 만들었다. 제대로 된 ‘차기 수장’을 뽑기 위해 수년간 힘을 쏟은 한 회장은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해 경영 리더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동우 회장
한동우 회장


“올바른 경영이념을 갖고 상생 추구해야”

 “단기 매출이나 이익만을 목표로 하는 기업은 오래 못 간다.” 한 회장은 ‘올바른 경영이념’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운영하면 오히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인 짐 콜린스의 연구 결과를 그 근거로 내세웠다.

 한 회장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대한 기업들은 기업의 가치와 이념을 중시하고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 리스크 관리를 통해 재무적 안정성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 중요시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답을 갖고 있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 리더 역시 이를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폐쇄적 사고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기업의 사고가 갇혀 있고 내부에 수구적인 풍토가 형성되면 걷잡을 수 없이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과거 가장 번성한 문명인 잉카제국도 폐쇄적인 환경, 닫힌 사고가 멸망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상생을 추구하는 것도 기업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최급 급격하게 성장한 아마존과 구글을 예로 들었다. 한 회장은 “아마존은 ‘고객 중심적인 기업을 만든다’는 확고한 미션을 갖고 소비자, 공급자, 기업, 콘텐츠 사업자 등을 대한다. 구글도 모든 사람이 정보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 둘 모두 상생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더 편리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기업 자체를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혁신적인 채널 운영체계 선도해야”

 한 회장은 금융권도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변화하는 시대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해 금융환경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금융도 이제는 수익을 목적으로 고객을 대할 게 아니라 기술을 활용해서 금융을 고객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금융의 역할을 어떻게 확장하면 고객들이 더 편리할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은 국내외에서 뛰어난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한 회장은 “금융권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한시도 방심해선 안 된다. 먼저 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년사에서도 변화의 본질을 먼저 보고 한발 앞서 방향을 결정하는 ‘선견(先見) 선결(先決) 선행(先行)’의 경영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신한금융그룹의 슬로건도 ‘선(先), 신한’으로 정했다.

 한 회장은 “핀테크 등 국내외 금융권에서 굉장한 변화가 일고 있는데 이런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혁신적인 채널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공략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신한금융그룹#금융#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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