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강퉁 12월 5일 확정… 직접 투자 길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외국투자자 관심끄는 선전증시… 제약-전기차 등 신경제 관련 강세
위안화 환율 8년5개월만에 최고치… 세계자본 유입효과 노리는 中
환율 약세로 자금유출 늘 수도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 선전(深(수,천))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직접 사고팔 수 있는 ‘선강퉁(深港通)’이 다음 달 5일 시작된다. 중국이 자본시장 개방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한 두 거래소 간 교차거래가 허용되면서 중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 범위가 한층 넓어지게 됐다. 선(深)은 선전, 강(港)은 홍콩을 가리키며, 선강퉁은 양쪽을 통(通)하게 한다는 뜻이다.

 최근 위안화 환율의 연이은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자본 이탈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선강퉁이 외국인 투자자의 발걸음을 중국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중국판 나스닥, 외국인에게 문을 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와 홍콩증권선물거래소(SFC)는 선강퉁을 12월 5일부터 실시한다는 공동성명을 25일 발표했다. 상하이(上海)증권거래소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인 후강퉁(호港通)이 2014년 11월 17일 시행된 지 2년여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선전 증시 상장 종목의 약 71%인 881개 종목에, 중국인들은 홍콩 증시 상장종목의 87%인 417개 종목에 선강퉁을 통해 투자할 수 있다. 투자 총액에 제한을 뒀던 후강퉁과 달리 선강퉁은 증시 전체 투자 총액 제한은 없애고 하루 거래 제한만 유지했다. 외국인은 선전 증시에 하루 130억 위안(약 2조2100억 원), 중국인은 홍콩 증시에 하루 105억 위안(약 1조7850억 원)을 투자할 수 있다.

 선전 증시는 국영기업과 전통산업 중심인 상하이 증시에 비해 중국의 신경제 관련 기업 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정보통신(IT) 관련 회사가 21.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제약 및 바이오, 청정에너지, 소비재, 미디어 등과 관련된 종목 비중을 합치면 전체의 4분의 3에 이른다. 세계 1위 전기자동차 회사인 중국 비야디(比亞迪·BYD), 중국 1위 영화 배급사 완다(萬達)시네마 등이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선전 증시는 ‘중국판 나스닥’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 위안화 환율 고공행진은 큰 변수


 중국 정부는 선강퉁을 통해 자금 유입과 투자 활성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최근 중국은 성장 둔화 우려에 상하이와 선전 증시 모두 침체되고 있다. 이 때문에 IT, 소비재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종 투자를 개방해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선전 증시도 상하이 증시처럼 투기성 단기 투자를 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아 주가 등락이 심한 것이 단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주가 하락률이 상하이 증시는 45.1%인데 반해 선전은 50.2%로 더 높았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 경제 지표가 부진하고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 개혁 의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선강퉁 활성화에는 악재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평가 논란이 여전하고 변동성이 높아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이다”고 지적했다.

 중국 위안화 환율 흐름은 선강퉁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주요 변수다. 당초 시장에서는 11월 중순경 선강퉁 시행을 예상했지만 위안화 환율의 연이은 상승으로 2주 정도 시행이 연기됐다. 환율이 계속해서 오르면 증시에서 자금 유출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이에 인해 선강퉁 개장에 따른 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5일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12% 올린 달러당 6.9168위안에 고시했다. 이달 4일부터 25일까지 16거래일 중 하루만 빼놓고 환율을 올리며 8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인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의 당선에 따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과 다음 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방침 등이 맞물린 결과다.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고 브레이크 없는 환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내년 2분기(4∼6월)에는 1달러 7위안 시대에 이르는 등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선강퉁#직접 투자#위완화#환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