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너지규제 풀고 ‘1조달러 뉴딜’… 한국기업에 큰 기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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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노믹스]<3> 건설-에너지업체 도약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약속하면서 세계가 북미 에너지 인프라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세일가스가 나오는 미국 텍사스 주 이글포드 광구. 동아일보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약속하면서 세계가 북미 에너지 인프라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세일가스가 나오는 미국 텍사스 주 이글포드 광구. 동아일보DB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1조 달러(약 1170조 원) 규모의 ‘트럼프판 뉴딜 정책’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통 에너지 산업에 대한 규제도 대폭 완화할 것을 예고하면서 그동안 위축됐던 셰일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인프라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 건설사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북미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현지 M&A로 북미시장 공략해야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트럼프는 선거 과정에서 향후 5년간 공공인프라에 1조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을 지난달 27일 공언했다. 이는 힐러리 클린턴이 공약한 투자 규모의 네 배에 달한다. 트럼프는 9일 당선 수락 연설에서도 “미국 도시들의 내부를 정비하고 고속도로, 다리, 터널, 공항, 학교, 공항들을 다시 짓겠다”며 “미국의 인프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 것이며 이 과정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 같은 인프라 투자가 미국 내 제조업을 되살릴 카드로 보고 있다. 인프라 건설에 미국산 철강을 사용하고, 버락 오바마 정부가 불허한 키스톤 송유관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1930년 뉴딜정책 때 건설된 노후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교체할 필요성에 대해선 미국에서도 이견이 없다.

 이런 분위기는 국내 건설업계에 분명 호재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 건설사들의 북미시장 실적이 초라하다는 점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미국 내 건설공사 수주액은 17억7000만 달러로 전체 해외 수주액(461억4000만 달러)의 3.8% 수준에 불과하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연구실장은 “국내 건설사들의 시공 능력이 북미시장에서 경쟁할 만큼 높지 않다”며 “시공 관련 규정도 까다로워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수주 실적이 거의 없는 국내 건설사가 북미 조달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M&A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 실장은 “유럽 기업들이 진입 초기에 했던 것처럼 미국 현지 건설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단독 입찰보다는 현지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 에너지 인프라 시장도 관심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우선 에너지 정책(America First energy plan)’을 발표하면서 전통 에너지 산업에 대한 규제를 철폐할 것을 시사했다. 그는 셰일업계의 수압파쇄공법에 대해 “규제를 강화한다면 미국이 중동에 가서 원유를 구걸하는 상황이 재연된다”며 “내가 있는 한 그럴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쌓여 있는 석탄과 미개발 유전 및 가스전, 셰일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 이를 막는 규제는 모두 없애겠다”면서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환경보호청(EPA) 규제도 철폐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원유와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의 생산 확대를 통해 미국을 에너지 자립국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미국의 석유 탐사와 시추가 늘어나고, 위축됐던 셰일업계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플랜트 시장이 확대되면 관련 기자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기술력을 쌓은 국내 해양플렌트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공략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에너지 산업을 담당하는 전재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에너지 인프라 개발 협력을 향후 정상회의 때 의제로 올리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트럼프#미국#대선#에너지#건설#한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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