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화물 95.5% 하역… 물류대란 두달만에 마무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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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加 등에 가압류 묶인 일부 선박… 정부 “조속히 하역작업 완료할 것”
회생여부 12월 23일이후 판가름… 기재부 차관 “자산 패키지 매각 추진”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인한 ‘물류 대란’으로 세계 곳곳에 발이 묶였던 화물들의 하역 작업이 대부분 마무리됐다. 미국 롱비치터미널 매각 문제 등은 10일 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한진해운이 계약한 화물의 95.5%가 하역을 마쳤다”라고 밝혔다. 하역된 화물은 총 39만6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중 37만8000TEU다. 나머지 1만8000TEU는 아직 운송 중이거나 다른 배에 화물을 옮겨 싣는 작업(환적)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 “가압류 된 선박 조속히 하역 완료할 것”

 정부는 하역 차질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고 화물 인도와 환적 등 후속 조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하역 작업이 끝난 뒤에도 화주에게 인도되지 못한 화물은 3만5000TEU다. 한진해운이 선원 관리 책임을 지는 컨테이너선 32척과 벌크선 13척 등 선박 45척에는 현재 한국인 377명, 외국인 394명 등 선원 771명이 타고 있다. 정부는 “선원의 건강을 계속 점검하고 있고 물과 음식, 생활필수품 재고가 15일 미만인 선박에 우선적으로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가압류된 선박들은 조속히 하역 작업을 완료하겠다”라며 “사선(한진해운 소유 선박)인 경우 이를 경매로 팔아 비용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가압류된 선박은 5척이며 이 중 화물이 실린 선박은 중국에 가압류된 한진차이나호와 캐나다의 한진비엔나호 등이다. 국내에서 가압류된 한진샤먼호와 한진네덜란드호는 “비용 문제가 있어 법원이 여러 시나리오를 가지고 대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사실상 해체 절차… 현대상선 도약


 한편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은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돼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청산 또는 회생 여부는 다음 달 23일 회생계획안 제출 예정일 이후 결정되지만, 사실상 청산 절차에 들어간 셈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최상목 기재부 차관은 “회생 계획에 따라 자산 패키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청산 또는 회생 여부는) 법원이 결정할 문제지만 한진해운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는 최대한 유지하겠다”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법원에 유럽법인 정리에 대한 허가를 요청했고,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미주 노선 물류 시스템도 매각 공고를 낸 상태다. 10일까지 본입찰 접수를 한다. 예비 실사에는 현대상선, SM그룹, 한국선주협회,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했다. 미국 롱비치터미널 매각과 관련해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스위스 해운사 MSC가 가진 우선매수청구권에 대한 법 해석이 복잡해 10일 함께 언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 글로벌 7위인 한진해운 대신 17위인 현대상선을 살린 이유에 대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됐다는 의혹이 나오는 데 대해 최 차관은 “한진해운은 자구 노력과 용선료 조정 등 경영 정상화 노력이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관련설을 일축했다.

 한편 국내 1위 해운사로 올라선 현대상선은 해운동맹 가입과 한진해운 자산 인수를 통한 영업망 확대를 꾀하고 있다. 김충현 현대상선 부사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조선해운업 동반 회생을 위한 정책 제안 대토론회’에서 “이달 내 세계 해운동맹 2M 가입을 완료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한진해운 미주 노선 영업망,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혜령 herstory@donga.com·이은택 기자
#한진해운#하역#화물#물류대란#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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