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도 한류… 500조원 中 에인절 산업 잡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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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베이징 무역관 시장분석

 
최근 중국에서는 ‘한국식 아동 촬영(韓式兒童攝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최대의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이 말을 검색해 보면 관련 내용과 서비스에 대한 홍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중국 부모들이 사진관에서 자녀의 사진 촬영을 할 때 화려하고 원색적인 중국풍보다 단순한 배경에 자녀 모습을 좀 더 부각한 한국풍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풍 아동 사진촬영을 담당하는 궈(郭)모 씨는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성장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아동 사진 촬영 산업은 성장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도시 가정의 실질 소득이 증가하면서 이른바 ‘에인절 산업(Angel Industry)’이 뜨고 있다. 에인절 산업이란 가계 총지출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에인절 계수’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영·유아 상품과 서비스를 지칭하는 말이다.

 11일 KOTRA 베이징 무역관이 발표한 ‘중국 엔젤산업 현황 및 유망분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에인절 산업 시장 규모는 2조 위안(340조 원)을 돌파했다. 매년 1600만 명의 신생아가 태어나는 중국은 에인절 산업의 선봉에 선 시장이나 다름없다. 앞으로 3년간 평균 15% 이상의 성장률을 지속해 2018년에는 시장 규모가 3조1071억 위안(약 528조20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올 초 중국 정부가 전면 시행한 두 자녀 정책이 이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덕분에 한국 기업의 대(對)중국 유아용품 수출도 급증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국 유아용품 수출 금액은 2억3000만 달러(약 2553억 원)로 5년간 5.8배가 늘어났다. 전체 유아용품 수출 금액 중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11년 26.4%에서 지난해 67.5%로 증가했다. 특히 중국산에 대한 불신 덕에 대중국 분유의 수출 금액이 5년간 3.9배 증가했다.

 KOTRA는 아동 사진 촬영, 산후조리 서비스, 아이 동반 여행, 영·유아 의약품, 어린이용 스마트 안전 상품, 영·유아용 화장품, 온라인 교육 등 7개 분야를 유망 분야로 꼽았다.

 소비수준 향상 덕에 중국 젊은 엄마들이 산후조리를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산후조리원 시장 규모는 5년 새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스마트 워치, 스마트 젖병 등 각종 첨단 제품이 보편화되면서 스마트 상품 시장도 유망해졌다. 실제로 올해 5월 샤오미가 출시한 어린이용 스마트 워치 ‘미버니’는 299위안(약 5만 원)에 위치추적, 위험지역 알림 등의 기능을 탑재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보급률이 늘면서 온라인 교육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고서는 “이 분야는 외자기업의 독자적인 진입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진출 시 중국 기업과의 합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자국산 소비 유도 정책, 검역·인증 강화 추세는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정광영 KOTRA 중국지역본부장은 “일부 보건식품이나 화장품은 위생허가를 취득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관련 비용을 확인하고 절차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육아#한류#에인절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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