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렉서스’ LS부터 NX로 이어진 정숙성의 비밀

  • 동아경제
  • 입력 2016년 8월 18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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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토요타 자동차는 기존 값싼 일본산 자동차라는 인식을 바꾸고자 미국시장을 위한 별도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Lexus)’를 출범시킨다. 기존 토요타 딜러와는 차별화된 고급스러운 전시장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브랜드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플래그십 모델 ‘LS400’을 출시한다.

렉서스 LS400은 기존 고급차 시장을 이끌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쟁차를 압도하는 품질을 선보이며 언론과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실내 가죽과 목재의 품질은 대폭 향상시키고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급스러움을 유지했다.

특히 렉서스 LS400은 정숙성 부분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침묵의 렉서스’라는 애칭과 함께 단일 브랜드의 성공적 도약을 알리는 기틀을 마련했다. 렉서스는 이후 출시되는 신 모델들에서 차급과 장르에 관계없이 정숙성과 고급스러움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는 이동수단을 목적으로 만든 기계다. 따라서 정숙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끝없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폭발과 불지옥이 일상인 엔진, 쉼 없이 움직이며 차체를 떠받치는 스프링과 댐퍼, 톱니바퀴를 품은 변속기와 디퍼렌셜,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각종 팬, 두 팔 벌려 바람 가르는 사이드 미러 등 오히려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상할 정도다.
자동차의 정숙성을 높이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적극적인 방법으로 소음이 생길 여지를 애당초 줄이는 선제조치의 개념이다. 자동차 디자인과 설계, 조립 정밀도, 품질 관리 등 개발에서 생산의 전반을 아우른다. 그래서 의욕만으로 단기간에 달성할 수 없는 목표이기도 하다.

예컨대 최근 출시된 렉서스 NX의 공기저항계수는 Cd 0.33에 불과하다. 그만큼 달릴 때 공기가 차체를 매끄럽게 훑고 지난다는 의미다. 또한 앞뒤 휠 아치 앞쪽에 작은 에어 커튼을 달았다. 차체바닥을 흐르는 공기가 맹렬히 회전하는 휠과 뒤엉켜 내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다. 차 밑바닥도 부위별로 언더커버를 씌워크고 작은 바람소리를 줄였다.

두 번째는 소극적인 방법이다.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소음을 원천 차단하는 방어의 개념으로, 렉서스는 NX의 정숙성을 높이기 위해 두 가지 소재를 사용했다. 가령 차음재는 소음이 스미지 않게 막는다. 차 바닥처럼 불쾌한 소음에 쉬지 않고 노출된 부위에 씌운다. 흡음재는 소음과 진동을 흡수해 여과시킨다. 변속기 주변, 도어 및 지붕 안쪽 등에 꼼꼼히 덧씌운다.

뿐만 아니라 렉서스는 NX의 밑바닥에 특수한 코팅을 더했다. 소음과 진동을 흡수하기 위해서다. 최적의 효과를 내기 위해 부위별로 코팅의 두께에 차등 두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렉서스가 모든 소리를 없애기만 한 건 아니다. 나쁜 소리와 이상한 소리는 악착같이 지우고 여과시키되 감성을 자극할 좋은 소리는 최대한 부각시켰다.
한편 렉서스 브랜드는 올 상반기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약 5% 상승한 31만9275대를 판매해 3년 연속 최고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일본, 중국, 유럽, 아시아 등에서의 판매가 전년 동기 실적을 상회하고, 2015년 후반부터 글로벌 시장에 차례로 투입된 ES, RX, LX등의 신차효과와 NX, RX 등의 SUV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

한국시장은 올 상반기 ES300h, NX300h, RX450h 등 하이브리드의 판매 증가로 전년 동기(3651대) 대비 23% 증가한 4489대를 판매했다. 이 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체 87%인 3895대로 전년 동기(2881대) 대비 35% 증가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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