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금융지주 증권-은행 “뭉쳐야 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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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타證-부산銀 9월부터 제휴… 모바일뱅크서 증권계좌 개설 가능
SK는 비씨카드와 캐시백 서비스… 융복합 상품으로 공격영업 나서

다음 달부터 부산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에서 유안타증권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두 금융회사는 롯데그룹 계열사와도 손을 잡았다. 유안타증권에서 주식을 사고팔거나 부산은행에서 예금, 적금에 가입하면 실적에 따라 롯데멤버스의 ‘L포인트’를 적립하게 해준다. 이 세 회사의 공통점은 은행 증권사 등을 거느린 금융그룹 소속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형 금융그룹에 맞서 은행, 증권, 카드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금융사끼리 ‘합종연횡(合從連橫)’이 활발하다. 금융상품과 업종의 벽이 허물어지고 금융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비(非)금융지주 계열 금융사끼리 업무 제휴 등을 통한 ‘생존을 위한 연대’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은 부산은행과 손을 잡고 9월 말 은행과 증권이 연계한 융복합 상품을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부산은행 모바일뱅크인 ‘썸뱅크’에서 비대면(非對面)으로 유안타증권 계좌를 만들 수 있게 하고 썸뱅크에서 유안타증권의 인공지능(AI) 시스템인 ‘티레이더’로 주식 매매 타이밍 조언까지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두 회사는 한 발 더 나아가 롯데멤버스와 손을 잡았다. 증권거래나 예·적금 실적에 따라 적립된 L포인트를 부산은행과 유안타증권에서 수수료나 이자를 낼 때 쓰거나 현금화해 주식 투자에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비은행 계열사 중 은행 문을 먼저 두드린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4월 우리은행과 업무제휴 협약을 하고 복합점포를 개설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증권과 우리은행 점포가 함께 들어선 복합점포 4곳이 생겼다. 올 상반기(1∼6월)에는 3곳이 더 늘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은행보다 수가 적은 점포망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은행 점포는 아직도 방문 고객이 많아 영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13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이 매각되고 금융지주 체계가 해체되면서 증권사 영업망이 부족한 우리은행도 삼성증권과 협업과 상품 교차 판매에 적극적이다. 두 회사는 4월부터 은행 입출식 계좌에 증권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주식계좌를 더한 복합 상품을 개발해 우리은행 영업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SK증권은 6월부터 비씨카드와 손을 잡고 캐시백 서비스에 나섰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점심시간에 음식점이나 커피전문점, 편의점 등에서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기본 10%의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SK증권의 VIP 고객에게는 추가 혜택을 준다. SK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문사와의 제휴 등 이종 결합을 통한 모바일 서비스 확대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면 은행, 증권, 카드, 투자자문사 등 금융사끼리는 물론이고 금융사와 유통, 정보기술(IT) 업계 등의 이종 간 협업이 전방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출범하고 은행과 증권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계좌’가 등장하면 비금융지주 계열 금융사의 위기감이 더 커질 것”이라며 “업종을 뛰어넘는 다양한 협업이 시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연 기자 pressA@donga.com
#유안타증권#부산은행#모바일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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