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식 “전기료 누진제로 국민은 손해, 기업은 1~2조 이득”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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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8월 12일 0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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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누진제가 연일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와 새누리당은 11일 당정회의를 열어 올여름(7~9월) 한시적으로 모든 누진 구간의 전력사용량 상한선을 50kWh씩 높이기로 했다. 7월 요금도 전기료 누진제 완화대책의 소급 적용 대상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전국 2200만 가구가 19.4%(총 4200억원) 정도의 요금 감면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정부와 여당은 빠른 시일 내에 전문가와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누진제 개편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974년 석유파동 당시 처음 도입됐던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42년 만에 본격적인 개편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기료 폭탄’ 때문에 에어컨을 제대로 틀지 못했던 국민들의 반발은 조금은 누그러졌지만 전기료 누진제 개편에 대한 목소리는 여전히 높은 상황. 이에 대해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12일 “일시적인 전기료 누진제는 대안이 안 된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개편에 대해)계속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SBS ‘한수진의 시사 전망대’에 출연해 “이미 서민, 중산층이 누진제의 고통에 크게 시달리고 있다”라며 “그런데 최희봉 산업통산자원부 에너지 자원 실장이 누진제 개편은 부자감세와 같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말도 안 되는 이야기고 이런 이야기를 듣고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누진제가 비교적 높다고 하는 대만도 2.4배인데 우리나라는 11.7배다. 세계 최고의 누진율이다”라며 “현재 누진제는 집에 텔레비전 한 대 있는 집도 찾기 힘든 70년대 초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국민들의 사정이 다르다. 텔레비전 한 대가 아니라 김치냉장고도 한 대 씩은 있고 에어컨 보급률도 80%에 도달했다. 게다가 겨울에도 전기 온풍기를 쓰다가 요금 폭탄을 맞았다는 서민들의 이야기가 뉴스에 종종 나온다”라며 개편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누진제가 완화되면 전기 사용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우려는 점검해야 한다. 우리나라에 총 전기의 55%는 산업체에서 쓰고 있고 가정에서 쓰고 있는 것은 13%밖에 안 된다. 이에 일부 사용량이 늘어난다고 전기 대란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기업에 값싼 전기료를 제공해왔기 때문에 기업의 절전투자가 잘 안됐다. 그쪽으로 수요관리를 잘한다면 전체적으로 좋아질 것 같다. 40년 동안 가정용 전기를 볼모삼아 기업에 지원을 해왔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김 정책위의장은 정부 출연 연구원인 에너지 연구원의 자료를 인용해 “지금 제도는 1인 가구에게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자녀를 많이 둔 서민 가정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고 연구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적이 있다. 그런데 한국 전력은 기업과 가정이 사용하는 전기료 원가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를 내놓지 않고 있다”라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전력을 많이 쓰는 대기업일수록 할인혜택을 주면서 국민들의 가정용 전기료 누진제에서 얻는 소득을 그리로 옮겼다. 국민들이 손해보고 대기업에서 1~2조원을 이익을 보는 구조였다. 누진제 폭탄은 더 이상 변명할 수 없는 개선 대상이다. 빨리 해결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정책위의장은 국민의당이 내놓은 요금제 개편안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1단계가 1KW당 60원 정도 요금이고 2단계가 126원이다. 금방 두 배로 뛴다. 이 1, 2단계를 하나의 단계로 합쳐서 요금 체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또 기존 3단계는 1단계에 비해 3배가 뛰고 4단계는 5배가 뛴다. 즉 4단계 구단을 3단계 구단과 합쳐 운영해 서민 중산층이 전기료 누진제 폭탄으로부터 걱정을 덜하게 하자는 내용이다. 이 2,3,4단계에 우리 국민의 77%가 해당돼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누진체계를 낮춰주면 약 1조원 정도 국민들의 부담이 줄게 된다. 40년 전의 이야기를 가지고 자꾸 국민들의 등골을 휘게 만드는 것은 국민을 위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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