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악재속 수출기업 살길은… KOTRA 무역관장 긴급 좌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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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떠오른 中서부지역 잡아라” “엔고 활용 日소비재시장 공략을”

‘소비재 수출에서 해답을 찾아라.’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 중국의 보호무역 기조 등 수출 전선에 악재가 겹치면서 대책 마련을 위해 세계 각 지역에서 급히 귀국한 KOTRA 무역관장들이 내놓은 해법이다. 동아일보는 26일 열린 ‘KOTRA 수출시장 긴급진단 설명회’에 앞서 각 지역을 대표한 무역관장 6명을 만나 좌담회를 가졌다.

최근 보호무역주의 색채를 점차 강화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김종춘 북미지역본부장(뉴욕 무역관장)은 “미국이 중국 가전제품 등을 겨냥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 제품도 덩달아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단기간 미국으로 수출이 급증한 품목, 미국 내 고용 사정이 안 좋은 부문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며 “주력 상품의 경우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략도 구사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브렉시트를 현장에서 지켜본 김윤태 런던무역관장은 “브렉시트 이후 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파운드화 가치가 많이 떨어지면서 영국발 외환위기와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브렉시트로 인해 한국 기업이 영국 시장에 진출할 때 유럽연합 기업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이 가능해진 것은 우리에게 기회라고 진단했다.

보호무역주의가 당장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교역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세계적인 트렌드가 쉽게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축된 수출시장에 대해 무역관장들은 소비재를 들여다볼 것을 주문했다.

정광영 중국지역본부장(베이징 무역관장)은 “이젠 중국도 한국 기업에서 조달받던 중간재를 스스로 조달하고 있다”며 “수출 주도에서 내수 주도 성장으로 탈바꿈한 중국에 발맞춰 소비재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산 비내구소비재(1년 이내 사용하는 화장품 의류 등의 품목)의 대(對)중국 수출액은 2012년 11억7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2억2400만 달러로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정 본부장은 “구매력이 더욱 높아질 중국 서부 내륙지역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혁종 유럽지역본부장(프랑크푸르트 무역관장)은 “글로벌 밸류 체인을 구축한 제조업계는 경기 침체기에 타격이 큰 반면 소비재는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유럽 내수 소비가 2.1%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어 고품질 브랜드를 내세운 소비재의 수출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상협 호찌민 무역관장은 “매년 10%씩 성장하는 베트남 내수 소비시장은 이마트, 롯데마트 등 한국계 유통망이 자리 잡은 덕분에 진출이 용이하다. 특히 고급 유아용품에 대한 잠재 수요가 높다”고 전했다. 이광호 오사카 무역관장은 “엔화 강세를 호재로 한국 중소기업들도 고급 식품, 의류 시장에 도전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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