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 6개인데… 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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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자체 수익성 무시 추진 논란

신생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이 정식 취항을 앞두고 있어 국적 LCC가 6곳이 됐다. 이처럼 LCC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항공사’라는 명분으로 경제성이 담보되지 않은 항공사 설립을 다수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에어부산에 이은 아시아나항공의 제2 LCC인 에어서울은 11일 김포∼제주 노선에서 국내선 첫 운항을 앞두고 있다. 에어서울은 10월부터는 일본, 동남아, 중국 등 국제선에 취항할 계획이다.

여섯 번째 LCC가 출범하면서 저비용 항공업계는 ‘레드오션’이 돼 버렸다. 이에 따라 LCC들은 기업 수요를 확보하거나(제주항공), 장거리 노선을 특화하고(진에어), 노선 공동운항(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을 하는 등 다양한 생존전략을 짜고 있다. 에어서울도 당장의 목표는 큰 수익을 내기보다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모기업 아시아나의 단거리 저수익 노선을 물려받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노선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항공업계의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각 항공사의 수익성은 불투명하다.

그런데도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은 계속해서 지역항공사 설립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경남도가 설립을 추진하는 ‘남부에어’가 있다. 지난달 27일 경남도가 밝힌 계획에 따르면 남부에어는 밀양시에 본사를 두고 내년 12월 운항을 목표로 한다. 자본금은 1000억 원 정도인데, 이 중 경남도가 10%를 내고, 나머지는 영남권 5개 시도 기업 및 국내외 항공사, 금융기관 등을 통해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당장 항공업계에서는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경남권 민심 달래기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나자 밀양 민심을 달래기 위해 김해공항 확장 발표가 난 지 엿새 만에 졸속으로 내놓은 대책이라는 얘기다. 당장 에어부산과 영업권이 겹칠 수밖에 없고, 김해공항을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는데도 본사는 밀양에 두겠다는 계획이 공개되자 이 같은 비판은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지역항공사 추진 계획이 여러 곳에서 발표됐지만 실패하거나 흐지부지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울산을 기반으로 2014년 3월 설립된 유스카이항공은 수차례 취항이 미뤄졌다. 항공업계에서는 유스카이항공이 제대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제주도민들이 직접 출자금을 모아 여객기와 화물기를 띄운다는 계획으로 지난해 1월 창립한 ‘제주스카이버스협동조합’은 당초 올해 1월 여객기 2대를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최근까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포항시도 2012년 1월부터 지역항공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KTX가 자리를 잡으면서 국내 항공노선은 있던 것도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허울에 집착하기보다는 냉철한 수익성 판단을 거친 후 지역항공사 설립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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