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달러 뚫은 유가, 경기회복 이끄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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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종가, 7개월만에 최고… “지속 상승” “일시적 반등” 엇갈려

국제유가가 마침내 배럴당 50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유가 상승이 글로벌 경기 회복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유가 강세가 추세적으로 계속될지는 의문이어서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일(현지 시간) 런던 국제상품거래소(ICE)에서 8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0.64% 오른 배럴당 50.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가 종가 기준으로 배럴당 50달러를 넘긴 것은 지난해 11월 3일 이후 7개월 만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0.33% 오른 배럴당 49.17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례회의에서 원유 생산량의 상한선을 정하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지난주 대비 14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하면서 유가가 오름세를 탔다.

배럴당 50달러는 국제유가의 ‘매직 넘버’로 통한다. 저유가로 파산 위기에 몰린 에너지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셰일업체들의 손익분기점도 배럴당 50달러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유가 상승은 재정악화에 시달리는 신흥국 경기에도 긍정적이다. 올해 초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곤두박질쳤던 유가가 4개월여 만에 80%가량 상승하면서 일각에선 글로벌 경기 회복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칼리드 알 팔리흐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산업광물장관은 이날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중 유가가 60달러까지 상승하고 내년에는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유가의 추가 상승세가 제한될 것으로 보여 아직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드라이빙 시즌의 시작, 캐나다의 원유 매장 지역 산불로 인한 공급 감소 등 현재 유가를 밀어올린 것은 대부분 일시적 요인이라 8, 9월부터는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등 경제위기가 심각한 일부 산유국에는 배럴당 50달러의 유가 수준도 큰 도움이 못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가격이 더 오르면 미국 셰일업체 등이 원유 생산량을 늘려 국제유가가 장기적으로 50달러 선에서 고착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유가#브렌트유#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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