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M&A로 특허 포식… 한국 미래산업 삼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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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로봇-IoT-바이오 등 M&A 규모… 올해 5월에 이미 작년 기록 넘어서
한국 신성장산업의 특허 대거 확보… 국내기업 상대 화웨이式 소송 늘듯

중국이 로봇, 사물인터넷(IoT), 바이오 등 한국이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선진국 기업을 무차별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한국 기업의 미래 먹거리가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올 들어 5개월 만에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기록을 넘어선 데 이어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인수 금액도 사상 처음 미국을 추월했다. M&A를 통한 중국 기업들의 ‘기술적 뛰어넘기’ 전략은 신산업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과의 특허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31일 미국 금융정보 제공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의 해외 M&A 규모는 1108억 달러로 지난해 전체 규모(1068억 달러)를 넘어섰다. ICT 산업으로만 범위를 좁히면 중국은 4월까지 657억 달러어치를 사들여 10년 이상 1위를 지킨 미국(456억 달러)을 제쳤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조사 결과 2006년 중국 기업들이 해외 M&A에 나선 가장 큰 목적은 현지 시장 진출(56%)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는 기술·제품·지식재산권 확보(32%)로 바뀌었다. 시장 지배력, 우수 인적자원, 특허라는 3가지 핵심 자원을 손에 넣기 위해 M&A라는 ‘지름길’을 택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저장완펑과학개발기업은 올해 4월 미국 용접로봇 응용 시스템 서비스 업체 파슬린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IoT 분야 핵심 부품인 이미지 센서 사업에서 삼성전자와 2위를 다투는 미국 옴니비전이 중국 사모펀드에 팔렸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2025년까지 4차 산업혁명의 10대 신산업 분야를 육성키로 하면서 M&A를 통한 특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10대 분야는 한국 정부의 19대 미래 성장동력 산업과 대부분 중복돼 국내 대표 기업들이 중국의 특허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은 “화웨이가 최근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시작한 것처럼 대규모 M&A로 기술을 확보한 중국 기업들이 한국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거는 제2, 제3의 화웨이 사태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김창덕 기자



#중국#m&a#미래산업#로봇#io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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