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룡 기자의 현장通] 영종도는 ‘보물섬’이 될 수 있을까?

  • 동아경제
  • 입력 2016년 5월 26일 1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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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 영종도가 달라지고 있다.

영종도는 과거 ‘미분양의 무덤’ ‘유령도시’로 불렸다. 2000년대 중반 부동산 호황기에 청라지구와 더불어 다양한 개발호재와 비전으로 분양에 나섰으나 2009년 즈음 각종 개발이 지연·무산되고 세계금융위기까지 덮쳐 영종도 부동산 시장은 오랜 침체기를 맞았다.

당시 미분양 해결을 위해 건설사들은 할인분양에 나섰으나 기존 입주자들의 반발에 부딪혔고 심지어 ‘분신자살’이라는 사회적 문제로 번지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로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사이에선 ‘영종도’라는 단어가 ‘금기어‘가 될 만큼 시장 상황은 좋지 않았다.
영종도 중심 상업시설. 힐스테이트, 한라비발디가 가격 리딩 단지다.
영종도 중심 상업시설. 힐스테이트, 한라비발디가 가격 리딩 단지다.
하지만 2016년 현재,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3.3㎡당 1000만 원이 넘는 중심 단지가 생겼고 한동안 주인을 찾지 못했던 단독주택 용지도 최근 수백, 수천 대 일의 경쟁률로 완판 됐다. 또한 송도·청라와 함께 인천경제자유구역(IFEZ:Incheon Free Economic Zone) 중 하나인 영종지구는 IFEZ 개발 규모 46.4%를 차지하는 공항 물류 및 문화·관광·레저 중심의 해양 복합도시로 개발 중이다.

인근 A부동산중개업자는 “지연됐던 영종도 내 모든 개발 사업들이 본격화되면서 집값이 오르고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최근 타 지역 수요자들의 문의도 늘었다”고 말했다.

위너스에셋 소병길대표는 “현재 영종도의 모습은 5~6년 전 송도국제도시와 비슷하다”며 “오랜 침체기로 저평가됐던 영종도가 향후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종도 단독주택 용지
영종도 단독주택 용지

멀리 영종도 인천국제고등학교, 인천과학고등학교가 보인다.
멀리 영종도 인천국제고등학교, 인천과학고등학교가 보인다.
#개발호재 가시화…2020년 인구증가율 900%
지난 2011년 3만 명에 불과했던 영종도 현재 인구는 약 6만 명으로 두 배가량 상승했다. 이는 하루 20명씩 꾸준히 증가한 꼴로 오는 2020년에는 30만 명(인구증가율 900%)이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증가의 이유로 각종 개발호재의 가시화를 꼽을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신축 공사가 2017년 말 준공 및 개항을 앞두고 있고 스태츠칩팩코리아는 지난해 6월 SCK5 공장을 준공·올해 SCK3공장 신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파라다이스시티는 지난 2014년 착공을 시작해 내년 1단계 준공 예정이다.

여기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9만 명, 파라다이스시티 1단계 사업 1만2000명, 스태츠칩팩코리아 3000명 등 내년에만 10만 명의 인구가 영종도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종도 개발 인프라
영종도 개발 인프라
#미분양 감소·매매가와 전세가 상승…신규물량은 전무
이렇듯 급격한 인구 증가로 내년에만 10만 명의 유입이 예상되지만 최근 7년 간 영종도 내 신규분양은 없었다. 미분양이 줄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역시 상승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영종 하늘도시의 지난해 1분기 3.3㎡ 당 평균 매매가는 848만 원 이었으나 올해 4월 960만 원으로 약 1년 새 13%가량 상승했다. 전세가는 442만 원에서 646만 원으로 무려 46%(204만 원) 상승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영종 하늘도시에 동시 입주한 주요 단지들은 입주 직후인 2013년 대비 올해 대부분 집값이 상승했다. ‘영종 힐스테이트’ 전용 83.37㎡의 실거래가는 2013년 2억5000만 원에서 올해 4월 3억4800만 원으로 9800만 원(39%) 상승했다. 또한 ‘영종하늘도시한라비발디’ 역시 전용 101.76㎡의 실거래가가 2013년 2억9300만 원에서 올해 3월 3억7500만 원에 팔리며 8200만 원(28%) 올랐다. 특히 지난 2014년 할인분양 당시 2억 원에 팔렸던 단지의 올해 실거래가는 2014년 대비 최고 1억7500만 원(87%) 상승했다.

또한 공항신도시에서도 지난 2003년 이후 입주가 없었고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노후화가 진행돼 새 아파트를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쁜 기억 지우개 ‘스카이시티자이’
GS건설이 인천광역시 영종하늘도시 택지개발지구 A39블록에 공급하는 ‘스카이시티자이’는 영종도 내 7년만의 신규물량이다.

단지는 지하 2~지상 31층, 10개동, 전용면적 91~112㎡ 총 1034가구 규모로 전용면적별로는 △91A㎡ 269가구 △91B㎡ 269가구 △98A㎡ 162가구 △98B㎡ 240가구 △112㎡ 94가구로 구성됐다.

GS건설은 영종도에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09년 입주를 시작한 ‘영종자이’가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고 지난해 특별 할인분양을 실시했던 것. 하지만 GS건설은 영종도에 또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고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확신했다.

GS건설 석성징 분양소장은 “영종자이 때문에 회사 내 스카이시티자이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영종자이 역시 지난 2014년 3월 18일 카지노 복합 리조트 사업이 사전승인 되면서 미분양이 빠르게 줄었고 현재 거의 다 소진 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지연됐던 개발들이 속속들이 진행되고 있고 스카이시티자이가 입주하는 2018년 7월에는 대부분이 완료돼 주변 환경이 갖춰져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카이시티자이 현장
스카이시티자이 현장
#영종도의 숙제
스카이시티자이의 가장 큰 장점은 분양가다. ‘7년 전 분양가 그대로’를 내세운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990만 원으로 형성될 예정이다. 주택개발 리츠사업으로 지어진 아파트라 가능했던 가격으로 시행사가 가져가는 이익이 줄여 사업비를 절감했다.

반면 교통에서는 양날의 검처럼 장단점이 동시에 존재한다. 지난 3월 개통한 공항철도 영종역을 통해 서울역까지 46분 대 이동이 가능하며, 실제 차량을 탄 채 사업지부터 영종역까지 스톱워치를 켜고 이동한 결과 5분대에 도달할 수 있었다. 버스 이용 시에는 이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인근 송도국제도시로의 출·퇴근 시 통행료도 지역민·경차 할인 등으로 부담을 줄였다.

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요금 문제도 남아있다. 공항철도는 서울역부터 청라국제도시역까지는 수도권통합요금제로 운영되지만 영종역부터 인천국제공항역까지는 독립요금제가 적용된다. 다시 말해 서울역부터 청라국제도시역까지는 요금이 1850원이지만 영종대교를 건넌 이후부터 영종역 2750원, 운서역 3250원, 공항화물청사역 3850원, 인천국제공항 4150원으로 요금이 상승하게 되는 것. 이에 영종도 주민들은 버스를 타고 청라국제도시역으로 이동해 공항철도를 타는 등 불편함을 겪고 있다.

또한 미단시티 개발도 더디게 진행 중이다. 지난달 토지 매각 특혜와 비리로 얼룩졌던 미단시티 현장은 현재 부지와 도로 모두 완성된 상태지만, 지나다니는 차도 사람도 하나 없는 황량함만이 가득하다

하늘도시 내 중개업자는 “최근 미단시티 토지소유자 및 투자자들로부터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고도제한 문제가 마무리되고 토지 확보 기간도 연장된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우룡, 김미혜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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