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재고는 쌓여가고… R&D투자는 ‘스톱’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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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의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 증가율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각종 덩어리 규제로 인한 ‘R&D 투자절벽’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제조업 재고율이 급등한 것으로 조사돼 설비 투자마저도 정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출 감소율이 매달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기업 투자마저 얼어붙는다면 정부 목표인 ‘3%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2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 국민계정’에서 지난해 기업 R&D 투자를 가리키는 ‘민간 지식재산생산물 투자’는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이는 1998년(―1.6%) 이후 최저이고 2014년(5.3%)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1998년 이후 가장 부진했던 지난해 국내총투자율(28.5%)도 그나마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정부의 대규모 재정 투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으로 평가됐다.

불확실한 미래로 기업들이 R&D 투자를 머뭇거리는 가운데 재고가 늘어나면서 생산 확대를 위한 설비 투자도 위축될 상황에 직면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1월 국내 제조업 재고율은 128.4%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129.5%) 이후 7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투자를 장려해야 할 정부가 규제 해소 및 세제 지원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탓도 크다”며 “이럴 때일수록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세종=이상훈 january@donga.com / 김성규 기자


#r&d투자#제조업#외환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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