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색다르고 신기한 것에 끌리는 사람의 본성을 공략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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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묶인 사람의 동경대상
(1) 세계 곳곳을 누비는 여행자
(2) 트렌드 중심지 다녀온 유학생
(3) 세계적 기업 근무하는 이주민

1960년대 프랑스 관광공사는 2차 세계대전의 폐허 속에서 벗어나 최신 건물과 화려한 상점으로 부활한 파리의 새로운 모습을 외국인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하지만 프랑스 관광공사의 생각과는 달리 홍보 작업을 맡은 광고회사는 가로수가 아름다운 프랑스 시골 도로에서 빵모자를 쓴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달리는 모습을 주제로 잡았다. 할아버지의 자전거 뒷자리에는 건강하고 예쁜 어린아이가 바게트 빵을 들고 있었다. 프랑스 관광공사는 거세게 항의했다. 하지만 광고회사는 한마디로 대답했다. “스위스 사람들은 산으로 휴가가지 않습니다.” 뉴욕 등 미국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을 강조한 이 광고는 크게 성공했다. 신기한 것에 끌리는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기업 경영자들에게 시사점을 제시한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96호(3월 1호) 기사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사람들은 ‘나와 다른 사람, 내가 알던 것과 다른 것, 그래서 신기한 것’에 끌리는 본성이 있다. 그래서 자신과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 나와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특히 중국이나 한국처럼 오랜 시간 고립돼 있던 나라에선 ‘외국인’, ‘여행자’, ‘국제시민’에 대한 환상이 강하다. 중국을 상대로 ‘환상을 파는’ 명품 기업들은 이런 ‘먼 곳에 대한 환상’이라는 가치와 ‘외국인이 자연스럽게 트렌드 리더가 된 상황’을 십분 활용해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사람들은 새로운 색채나 풍경 등에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부분 일상에 묶여 있기에 새로운 장소와 풍경을 경험한 사람들을 동경하게 된다. 이러한 동경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한다. 바로 이 기회를 만드는 글로벌 노마드(유목민)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는 ‘여행자들’이다. 이들은 세계 곳곳을 누비고 다니며 새로운 지식과 상품, 유행을 몸에 지니고 들어와 여기저기에 퍼뜨린다. 기원전 시대의 대표적인 여행자는 실크로드를 누비고 다니던 상인들이다. 한국이나 중국처럼 오랫동안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던 나라에서는 외국에 여행할 공식적 권리를 가진 이들이 트렌드 리더가 됐다. 스튜어디스가 중국과 한국에서 유독 인기가 높은 직업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두 번째 유형의 글로벌 노마드는 ‘유학생’이다. 고대 로마시대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고향인 그리스로 유학을 다녀온 사람이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런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세계 트렌드 중심지인 파리나 뉴욕, 영국 런던 등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은 새로운 브랜드와 유행을 모국의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접한다. 이들은 트렌드에 관심 많은 젊은층의 동경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그들이 가져온 새로운 트렌드를 포착한 이들이 비즈니스에 성공하기도 한다.

마지막 글로벌 노마드 유형은 이주민들이다. 본국의 국적은 유지하면서 글로벌 기업의 해외 지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취사선택한 이주 지역의 문화는 다른 글로벌 이주민들과의 소통 속에 세계로 퍼져 가게 된다.

자사 상품이나 서비스가 ‘신선하고 색다르다’라는 느낌을 주려면 기업들 스스로 글로벌 노마드 정신을 가져야 한다.

조승연 문화전략가 scho@gurupartners.kr
정리=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
#본성#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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