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임금 상승률 3년 만에 경제성장률 추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3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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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임금 상승률이 3년 만에 경제성장률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고 최저임금 인상효과 등 정책적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월평균 실질임금은 300만5000원으로 전년보다 2.7% 늘었다. 이는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인 2.6%보다 0.1%포인트 높다. 실질임금 상승률이 경제성장률을 추월한 건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실질임금은 근로자가 받는 명목임금을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환산한 것으로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낸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2012년 3.1%로 당시 경제성장률(2.9%)을 앞섰지만 2013년 2.5%, 2014년에는 1.3%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실질임금이 높아진 건 경기부진과 국제유가, 곡물가격 급락으로 지난해 소비물가상승률이 역대 최저치인 0.7%로 떨어진 영향이 크다. 명목임금이 올랐어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더 높다면 근로자의 실질 구매력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임금인상을 통한 소비 회복을 꾀했던 정부 정책도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7.1%로 2014년(7.2%)에 이어 2년 연속 7%를 웃돌았다. 인상률이 5~6%에 그쳤던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흐름을 보면 여전히 ‘임금인상 없는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실질임금 증가율은 1.34%로 같은 기간 평균 경제성장률(2.96%)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경제가 성장한 만큼의 몫이 근로자들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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