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3200억원 콘텐츠 펀드 조성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9일 05시 45분


SK브로드밴드 이인찬 사장
SK브로드밴드 이인찬 사장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이후 청사진 제시
주총 결의 무효확인소송 등 논란은 여전

SK브로드밴드가 대규모 투자와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 등 CJ헬로비전과의 인수합병 이후 청사진을 제시했다. SK브로드밴드는 8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CJ헬로비전과 합병 이후 1년 동안 3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콘텐츠 제작사 등에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투자금은 합병법인이 1500억원을 출자하고, 투자유치를 통해 1700억원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펀드는 콘텐츠 제작에 2200억원을 투자하고 관련 스타트업에 1000억원을 지원하게 된다. 아울러 1800억원을 재투자해 향후 5년간 총 5000억원 규모를 콘텐츠 산업 생태계에 쏟아 붓는다는 방침이다. 합병법인은 펀드 운용사를 선정한 뒤 7월부터 본격적으로 펀드운용을 시작할 예정이다.

합병법인은 이를 통해 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를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편을 주문형비디오(VOD) 오리지널로 사전 제작해 유료 플랫폼에 동시 개봉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계획이다. ‘VOD 1st’라는 새 콘텐츠 유통 경로를 마련하고 시즌제 등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설명이다. SK브로드밴드는 특히 이를 위해선 확대된 가입자 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사진)은 이에 대해 “가입자 규모에 따라 투자효율성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합병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며 “이러한 변화가 다른 사업자에 경쟁압박을 주고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가 이날 현 시장상황 설명과 함께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합병의 당위성을 강조했지만, 경쟁사들이 이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인수합병 논쟁은 계속됐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날 자료를 내고 SK브로드밴드의 발표 내용은 인수합병과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고 공허한 펀드조성 액수만 되풀이 했을 뿐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특히 투자는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실행이 가능한 기업활동이라며 인수합병을 전제로 한 것은 방송통신에 이어 콘텐츠 유통시장까지 독점화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KT는 이날 CJ헬로비전 주식을 보유한 자사 직원이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이 지난달 26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을 결의한 것에 대해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불공정한 합병 비율 산정은 물론 방송법과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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