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떠다니는 LNG공장’ 세계 첫 건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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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4년만에 명명식

4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PFLNG 사투(SATU)’라는 이름이 붙은 FLNG.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이 배는 바다에 떠다니는 LNG 공장이며, 길이 365m, 폭 60m 규모로 면적은 축구장의 3.6배에 이른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4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PFLNG 사투(SATU)’라는 이름이 붙은 FLNG.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이 배는 바다에 떠다니는 LNG 공장이며, 길이 365m, 폭 60m 규모로 면적은 축구장의 3.6배에 이른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제가 ‘PFLNG 사투(SATU)’라는 이름이 붙은 이 배의 대모(代母)가 된 것은 큰 영광이자 기쁨입니다. 알라신께서 이 배와 배에서 일하는 모든 이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축복하시기를. 아민(AMEEN).”

아주라 아흐마드 타주딘 여사가 손도끼로 줄을 내리치자 팡파르가 울리고 꽃가루가 흩날렸다. 아주라 여사는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의 완 줄키플리 완 아리핀 회장의 부인이다. 세계 최초의 ‘떠다니는 액화천연가스(LNG) 공장’에 이름이 붙는 순간이었다.

4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FLNG(Floating LNG)가 위용을 드러냈다. 페트로나스가 2012년 6월 9098억 원에 발주한 FLNG의 명명식 현장이다. ‘P’는 선주사인 페트로나스, ‘사투’는 말레이시아어로 ‘1’을 의미한다.

FLNG는 말 그대로 바다에 떠다니는 LNG 공장이다. 기존에는 고정된 채굴 설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장거리 파이프라인으로 육지로 보내 액화와 저장 단계를 거쳐 상품화했다. 하지만 FLNG는 생산부터 하역에 필요한 모든 설비를 갖췄다. 이동도 가능해 가스를 채취한 현장 바로 옆에서 정제, 액화, 저장과 하역까지 일괄 처리할 수 있다. 기존 방식에 비해 경제성이 뛰어난 데다 한 가스전에서 생산이 끝나면 다른 가스전으로 옮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LNG 업계에서 ‘게임의 법칙’을 바꿀 새로운 개념의 시설”이라며 “이런 시설을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만드는 데 성공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직접 본 FLNG는 물 위에 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거대했다. 길이 365m, 폭 60m 규모로 에펠탑을 뉘어 놓은 것보다 길고, 면적은 축구장 3.6배에 이른다. 성화처럼 가스를 태우는 ‘플레어타워’는 해수면에서 130m 높이로 솟아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해수면 30m 높이의 덱에 도착해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상부에 설치된 LNG 생산구조물은 온갖 파이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이 구조물 무게만 4만6000t이다. 선체 부분에는 최대 18만 m³의 LNG와 2만 m³의 콘덴세이트(가스전에서 나오는 원유)를 저장할 수 있다. 거대한 공장단지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최대 180명을 수용할 수 있고, 스크린골프장과 영화관, 수영장까지 마련됐다. PFLNG 사투는 다음 달 페트로나스 측에 인도돼 말레이시아 사라와크 주 북서부 해역에 위치한 카노윗 유전에서 연간 최대 120만 t 규모의 LNG를 생산할 계획이다. 대우조선 측은 “지난해 12월 파리협정이 체결되는 등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클린 에너지’로 LNG가 주목받고 있어 FLNG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사장은 올해 조선업계 업황에 대해 “올해도 저유가가 이어지는 데다 금융시장도 힘들어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선박분야가 해양플랜트의 부진을 만회해 올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거제=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대우조선해양#lng공장#fl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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