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대출 연체율, 가계는 줄고 기업은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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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시중銀 2015년 가계대출 연체율… 금융위기후 최저수준으로 하락
기업은 불황에 갈수록 연체 증가

저금리 기조에 따라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들의 재무구조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5개 시중은행의 지난해 가계대출 연체율은 0.19∼0.49% 수준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0.35%로 전년에 비해 0.1%포인트 떨어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0.3%대로 하락했다. 우리은행도 전년(0.65%)에 비해 0.26%포인트 줄어들며 0.39%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2010년 이후 최저치인 0.19%로 떨어졌고 하나은행과 농협은행도 각각 0.26%, 0.49%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은행들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하락한 것은 대출 이자가 낮아진 것이 큰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금리가 1.5%로 떨어졌고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 금리(만기 10년 이상)도 2%대로 낮아지는 등 저금리 기조로 가계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의 연체율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4년 0.76%와 1.39%였던 우리은행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연체율은 지난해 각각 0.28%포인트, 0.13%포인트 올랐다. NH농협은행의 대기업 연체율은 전년에 비해 1.06%포인트 오른 2.21%를 기록했고 하나은행은 0.78%로 나타났다. 신한은행도 0.52%포인트 오른 0.61%로 집계됐다. 반면 국민은행은 전년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0.29%를 나타냈다.

저금리 기조에도 기업들의 대출 연체가 많아진 것은 수출 부진 등으로 인해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그만큼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대출 연체 증가는 은행들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조선·해운 업종에서 시작된 경기 불황의 여파로 은행권의 선제적인 위기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은행#대출#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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