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우리도 모바일 전문은행” 시중은행들 비대면 서비스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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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응
스크래핑 기술-지문인식 로그인… 스마트폰으로 은행업무 척척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금융권에 불어닥친 ‘핀테크’ 열풍은 금융소비자들의 일상을 빠르게 바꿔 나가고 있다. 과거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야만 가능했던 통장 개설과 카드 발급 등의 업무들도 이제 스마트폰이나 자동화기기에서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에 공인인증서를 내려받고, 매번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손가락 지문만으로 로그인과 대출 업무 등이 가능하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은 올해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을 앞두고 비대면 실명 확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전문은행’ 서비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은행 대출 가능

우리은행은 모바일 전문 은행 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5월 내놓은 ‘위비뱅크’를 통해 중금리 대출 상품인 ‘위비모바일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은행들은 해당 은행에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등 기존 거래가 있는 고객에게만 대출을 해주는 게 일반적이지만 위비모바일 대출은 우리은행 거래가 없어도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위비뱅크를 통한 대출 고객의 범위를 계속 넓혀가고 있다. 소호(SOHO)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위비 SOHO 모바일 대출’은 기업이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대출 조건을 결정하지 않는 대신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매출액을 추산하고 대출 한도를 정한다. 스크래핑이란 자동으로 시스템에 접속해 필요한 자료를 추출해 가져오는 기술이다. ‘위비 직장인 공무원 신용대출’ 역시 고객이 팩스를 이용해 은행에 서류를 전달하는 작업을 거치지 않도록 했다.

이러한 상품 외에도 위비뱅크는 캐릭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제작하고,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 서비스, 무료 음악방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고객들이 위비뱅크의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위비게임, 위비캐릭터, 위비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금융권 최초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위비톡’은 일반 모바일메신저에는 없는 ‘펑메시지’(일정 시간 지난 후 메시지 삭제) 등 차별화된 기능이 탑재돼 있다.

지문으로 로그인부터 송금까지 가능

KEB하나은행의 스마트폰 뱅킹인 ‘1Q bank’에서는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계좌 이체가 가능한 ‘지문인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문 인증만으로 로그인부터 계좌이체, 상품 가입, 대출 신청 등 대부분의 거래가 가능하다.

지문 인식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다. 고객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지문을 갖다 대고 등록하는 방식으로 기존 공인인증서보다 안전하고 편리하다는 게 하나은행 측의 설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지문을 휴대전화에 직접 접촉하지 않고도 인증을 받을 수 있는 비접촉 방식(사진 촬영)으로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라며 “지문 인증 서비스를 모바일뿐 아니라 인터넷뱅킹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또 국내 최초로 실물 없이 휴대전화 보안영역에서 작동하는 T-OTP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T-OTP(Trust zone-One Time Password)는 스마트폰의 보안영역에서 일회용 비밀번호를 직접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신한은행의 ‘써니 뱅크’는 이달 중순 모바일에서 자동차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써니 마이카 대출’을 출시했다. 써니 뱅크를 처음 이용하는 고객도 공인인증서만 가지고 있다면 계좌를 새로 만들고 대출 신청까지 할 수 있다. 신차 구매 시 금리를 0.6%포인트를 깎아주고, 연소득 3000만 원 이하 고객에게는 0.1%포인트를 우대해주는 등 거래실적에 따라 금리가 최저 연 3.9%까지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비대면 실명확인을 활용해 기존에 신한은행과 거래가 없었던 고객도 써니뱅크에서 자유입출식 통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본인 인증 방식은 △휴대전화 인증 △신분증 사진 전송 후 상담사와 영상통화 △기존 타 금융기관을 통한 계좌이체 등 3가지 가운데 선택할 수 있으며, 통장 개설과 함께 체크카드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대포통장으로 악용될 우려를 막기 위해 자동화기기(ATM)에서 하루 최대 30만 원까지만 출금할 수 있도록 해 놨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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