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7배 빠른 D램 세계 첫 양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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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56GB 데이터 전송 가능… 전력 소모-크기 대폭 줄여
상반기 용량 2배 늘린 8GB도 양산

삼성전자가 처리 속도가 가장 빠른 차세대 D램을 세계 최초로 양산(量産)한다. 이 칩은 ‘슈퍼컴퓨터 시대’를 앞당길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존하는 최고 속도 D램보다 7배 이상 빠른 차세대 4GB(기가바이트) 용량 HBM2 D램을 본격적으로 생산한다고 19일 밝혔다. 이 제품은 기존 1세대 HBM(고대역폭 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보다 2배 빠른 속도에 초절전, 초슬림, 고신뢰성까지 구현하는 2세대 HBM에 해당한다.

삼성전자의 최신 20나노 공정을 적용한 8Gb(기가비트) HBM2 D램 4개로 구성된 4GB HBM2 D램은 초당 256GB의 데이터를 전송한다. 현재까지 개발된 D램 중에서 가장 빠른 9Gbps로 동작하는 4Gb GDDR5 그래픽 D램이 초당 36G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같은 시간에 7배 이상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다.

4GB HBM2 D램이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비결은 3차원(3D) 실리콘 관통전극(TSV) 기술에 있다. TSV는 D램 칩을 일반 종이 두께의 절반보다도 얇게 깎은 다음 수백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단 칩과 하단 칩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을 연결하는 패키징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4GB HBM2 D램 칩에 기존 제품보다 36배 이상 많은 5000여 개 구멍을 뚫는 고난도 TSV 기술을 적용했다.

이번 4GB HBM2 D램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제품 크기를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층층이 쌓는 적층 형태여서 평면상에 D램을 배열하지 않아도 돼 GDDR5 대비 실장면적을 95% 이상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8GB 초고해상도 그래픽카드에 8Gb GDDR5를 장착할 경우 8개의 칩을 평면상에 넓게 배열해야 되지만 4GB HBM2 D램은 단 2개의 칩만으로도 구성이 가능해 그래픽카드에서 D램이 차지하는 공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그만큼 작고 얇은 전자기기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HBM2 D램은 슈퍼컴퓨터를 비롯해 빅데이터를 다루는 클라우드 서비스 서버와 고성능 콘솔 게임기, 가상현실(VR) 등 최첨단 기기 등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128GB DDR4 D램 모듈을 양산하며 초고속 메모리 시장을 확대한 지 2개월 만에 2세대 HBM D램 양산에 성공하며 차세대 그래픽 D램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1∼6월)에 용량을 2배 올린 8GB HBM2 D램도 양산할 계획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d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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