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약 세계시장 211조원 규모 메모리반도체 시장보다 2.2배 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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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로 찾기 나선 대기업들]
삼성, 바이오 집중투자 이유는
6년 뒤엔 50% 이상 성장 전망… 신약 개발은 진입장벽 높아

‘211조 원(바이오의약품) vs 97조 원(메모리반도체).’

지난해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국내 1위 수출품목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약 2.2배에 이르렀다.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고령화 문제’를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할 수밖에 없다.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보다 효과가 매우 좋고 부작용이 없지만 값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에서만 시장이 주로 형성돼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인도 등에서도 ‘비싼 약값’을 감당할 부유층이 확대되면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20년 2780억 달러(약 328조 원)로 6년 만에 55%나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이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정조준한 배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위탁생산을 맡는 생산전문업체(CMO)다. 바이오신약의 경우 스위스 로슈를 비롯한 세계적 강자들이 즐비해 진입장벽이 워낙 높다. 삼성은 이 때문에 신약 개발보다 ‘제조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선택했다. 게다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의 경우 반도체 생산라인과 유사한 점이 많아 삼성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짓고 최적화 작업을 거쳐 상업가동에 들어가기까지는 보통 5년 안팎이 걸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기간을 무려 절반으로 단축해냈다. 세포배양기 기준 15만 L급으로 단일 생산시설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제2공장은 2013년 착공해 올 2월 완공했고, 내년 3월 말 또는 4월 초 상업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보다 3만 L가 더 큰 제3공장도 비슷한 기간 내에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시범적으로 지어 운용하고 있는 제1공장(3만 L)은 지난달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생산 승인을 취득하면서 단 한 건의 결점도 지적받지 않았다. 이는 향후 제2공장과 제3공장에서의 생산물량을 수주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미국 BMS와 스위스 로슈 등 세계적 바이오신약 회사들과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세계 최고의 생산품질에 경쟁력 있는 생산단가를 앞세워 2020년에는 생산설비 1위, 매출액 1위, 이익 1위를 달성하겠다”며 “바이오 부문에서도 1980, 90년대 삼성 반도체의 신화를 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바이오산업#의약#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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