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용 타이어’ 노면 돌발 상황 예방에 효과적

  • 동아경제
  • 입력 2015년 11월 24일 1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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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드라이빙을 위해 겨울용 타이어를 미리 준비하는 운전자가 늘고 있다. 겨울용 타이어는 눈길에서만 장착하는 타이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젖은 노면, 결빙, 살얼음 같은 도로환경에 적합한 타이어다.

브리지스톤 코리아 상품 총괄 및 기획팀 차상대 팀장은 “겨울에는 도로가 갑작스럽게 눈길, 빙판길, 살얼음으로 변한다”며 “새벽이나 아침, 해진 후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노면이 쉽게 결빙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고가도로는 노면결빙이 지면보다 빠르다”며 “이러한 겨울철 노면 특성을 고려할 때, 겨울철 안전운전을 위해서 겨울용 타이어 장착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일반 타이어는 ‘정상적인’ 기후 및 도로환경에서 주행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개발한 타이어다. 따라서 겨울용 타이어에 비해 트레드 수명도 비교적 길고, 정숙성과 승차감도 좋다.

이에 반해 겨울용 타이어는 영하의 기온, 눈과 얼음이 내려앉은 도로 환경에서 주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됐다. 때문에 겨울용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는 눈길, 빙판길, 살얼음길 등에서의 주행성능, 핸들링, 제동력 등의 성능 차이가 크다. 겨울용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의 성능 차이는 타이어 원재료와 트레드 디자인 설계에서 나온다.

겨울용 타이어 고무는 일반 타이어보다 훨씬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 손으로 직접 눌러봐도 그 차이를 알 수 있을 정도다. 겨울용 타이어는 부드러운 성분의 특수고무를 사용해 만든다. 타이어의 트레드 고무가 딱딱해져서 노면과의 마찰력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고무가 부드러울수록 지면과의 접지력은 좋아진다.

겨울용 타이어에 사용되는 특수고무를 발포고무(Multi-cell rubber)라고 부른다. 고무에 수많은 기포(cell)가 있는데, 기포 하나하나가 도로면과 접촉하면서 접지면적을 늘려줘 접지력이 높아진다. 과거 겨울용 타이어는 쇠못이 박힌 ‘스터드 타이어(Studded tire)’였다. 쇠못이 도로 표면을 깎아내고 분진을 발생시키는 환경적 이유로 전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일반 도로에서의 사용을 금지시켰다. 극히 일부 지역에서 특수 목적의 차량에 스터드 타이어가 쓰이고 있다.

스터드 타이어의 일반 도로 사용을 금지하자 개발된 기술이 발포고무를 사용한 겨울용 타이어다. ‘스터드가 없는’ 즉 쇠못을 사용하지 않은 타이어라는 뜻으로 ‘스터드리스 타이어(sturdless tire)’라고도 부른다. 발포고무는 브리지스톤에서 처음 개발한 기술로 지금은 전세계 스터드리스 타이어에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발포고무를 확대경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무표면에 수많은 기포를 발견할 수 있다. 스폰지가 물을 흠뻑 흡수할 수 있는 게 스폰지 기포 때문인 것처럼 발포고무 기포는 노면과 더 넓게 접촉하면서 접지력을 늘리고 도로 위의 수분을 배출함으로써 주행성능과 제동력을 높인다.

겨울용 타이어는 트레드 홈의 깊이가 일반 타이어보다 깊게 설계돼 있는데 이는 트레드 홈이 깊으면 눈이 트레드 홈에 쉽게 엉겨 붙지 않기 때문이다. 겨울용 타이어는 깊은 트레드 홈 덕분에 눈길에서 일반 타이어보다 높은 마찰력을 발휘한다. 겨울용 타이어의 트레드 패턴 디자인도 눈과 살얼음, 물기를 빠르게 배출하는 배수성능을 높이도록 설계됐다.

빙판길 제동거리, 즉 일정한 속도로 빙판길을 달리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자동차가 최종 정지하는 거리에서 겨울용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는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 브리지스톤 코리아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빙판길 실험에서 겨울용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는 빙판길 제동거리에서 있어서 약 30~40%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험에 의하면 일반 타이어를 끼운 차량의 경우 시속 20km/h로 주행중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평균 제동거리가 17.82m였던 반면, 브리지스톤 겨울용 타이어는 10.92m의 제동거리를 기록했다. 살얼음 노면 상태를 가정해 빙판에 물을 뿌렸을 때는 일반 타이어가 평균 21.63m, 브리지스톤 겨울용 타이어는 15.3m의 제동거리를 기록했다. 빙판길과 물뿌린 빙판길 두 노면에서의 겨울용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의 제동거리는 약 6미터 이상의 차이가 있었다.

차 팀장은 “일반 타이어로는 빙판길에서 운전자가 자신이 모는 차를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며 “빙판길 사고 예방과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겨울용 타이어를 필수적으로 장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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