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윤리경영, 협력사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아프리카産 분쟁광물, 35개 파트너社도 ‘사용 제로’ 추진
노동력 착취 논란 4가지 광물, 2년내 사용중단하도록 지원

SK하이닉스는 올해 협력사 25곳에 대해 ‘분쟁광물 미사용 컨설팅’을 전개한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0곳에 이어 2년 내 총 35곳의 협력사가 분쟁광물 사용 ‘제로(0)화’를 증명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의 분쟁광물 규제 시행 1년 6개월 만에 본사에 분쟁광물 사용 제로화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협력사로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분쟁광물이란 아프리카 중부의 분쟁지역인 콩고민주공화국과 그 주변국에서 채굴되는 주석, 탄탈룸, 텅스텐, 금 등 4종의 광물을 일컫는다. 이들 광물은 각 앞 글자를 따 ‘3TG’라고도 부른다. 정부군이나 반군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광물채취 과정에서 벌이는 주민에 대한 인권 침해와 노동력 착취 등의 문제가 심각해 ‘피의 광물’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반군의 주요 군자금 마련을 위한 수단으로 쓰여 ‘쓰임이 늘수록 전쟁이 지속된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이 3TG는 전자제품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반도체만 해도 탄탈룸과 텅스텐이 배선을 구성하는 재료로, 주석과 금은 칩과 기판을 연결해주는 필수 원자재로 쓰인다. 실제로 주석과 탄탈룸, 텅스텐의 전 세계 채굴량 중 전자 및 산업기기에 사용되는 비중은 50∼70%나 된다. 귀금속으로 인식되는 금의 경우에도 채굴량의 약 20%는 전자기기에 사용된다.

미국은 지난해 6월부터 자국 상장사가 사실상 이 지역의 광물을 쓰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호주 등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규제에 나섰다. 대부분 지역에서 분쟁광물을 쓰지 않는다는 점을 제대로 증명하지 못할 경우 거래를 중단하도록 할 만큼 강력한 규제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분쟁광물 관련 협력사에 대한 조사를 완료하고 궁극적으로 분쟁광물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인증된 제련소(분쟁광물 사용제한 제련소·CFS)의 원자재만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원자재 사용 현황 통합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협력사에 대한 컨설팅은 분쟁광물 사용 제로화를 달성하기 위해선 협력사와의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비교적 원자재 공급 경로를 다변화할 수 있고 미사용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기업은 분쟁광물을 쓰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

SK하이닉스는 이와 별도로 잠재적인 분쟁광물 사용 협력사 33개 업체를 식별해 현황을 조사한 뒤 분쟁 지역 광물을 사용한 적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 주기도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실제로 국내 대부분 기업은 라오스나 중국 등 미분쟁 지역에서 해당 광물을 수입하지만, 이를 인증할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다”며 “SK하이닉스가 이러한 점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월드지수에 6년 연속 편입되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노력을 대내외에서 인정받았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SK하이닉스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사업장에서 윤리경영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협력사의 상생 경영을 바탕으로 기업의 가치를 사회와 지속적으로 공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sk하이닉스#윤리경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