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종목만 쏙 추려… 한국판 다우지수 ‘KTOP 30’ 13일 첫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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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현대차 등 30개 편입
시총 609조… 전체 시장의 45%
지수위원회 심의서 매년 종목 결정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우량 종목 30개로 구성된 한국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KTOP 30’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13일부터 새로 개발한 주가지수인 KTOP 30을 운용한다고 6일 밝혔다.

한국 경제의 성장성을 더 잘 반영하는 ‘아이콘 지수’를 만든다는 취지로 도입되는 이 지수는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를 벤치마크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포스코 등 시가총액과 거래량 등에서 국내 시장 흐름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30개 종목이 포함됐다. 이 종목들의 시가총액은 609조 원으로 전체 시장(1333조 원)의 45%를 차지한다.

KTOP 30의 가장 큰 특징은 지수 산출 방식이다. 시가총액으로 산출하는 코스피나 코스피200과 달리 각 종목의 주가를 가중해 평균을 구하는 주가평균식으로 산출한다. 이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종목별 주가 변동이 고르게 지수에 반영되는 장점이 있다. 기준 시점과 현 시점의 시가총액을 비교하는 시가총액식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 시가총액이 큰 일부 종목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는 단점이 있다.

우량 종목 30개로 한정해 코스피(전체 상장종목)나 코스피200(대표적인 200개 종목)보다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더 잘 반영하는 점도 특징이다. 한국거래소는 KTOP 30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처럼 장기간 상승하면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신뢰가 시장 참여로 이어져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0만 원 이상의 고가주를 원칙적으로 제외하고 유동주식수를 포함종목 심사에 반영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접근성도 높아진다. 그간 국내 우량주는 가격이 높아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투자하기 어려웠다. 지수 편입을 노린 기업들이 액면분할로 우량주의 주가를 내리고 주식 수는 늘리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거래소의 설명이다. 다만 고가주인 삼성전자 등은 대표성이 크다는 점에서 예외를 인정받아 가중치(0.5)를 반영하는 방법으로 포함됐다.

종목 선정은 계량적 기준이 아니라 지수위원회의 심의로 결정했다. 한국거래소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이다. 외부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경제와 시장을 대표할 수 있고 △주식 수와 가격 등에서 다수 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고 △지수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 △지속 성장이 가능한지 등을 고려해 종목을 구성했다. 위원회는 매년 검토를 실시해 필요한 경우 종목을 변경할 수 있다.

KTOP 30은 1996년 1월 3일을 시작 기준으로 삼아 과거 지수를 소급 산출할 수도 있다. 기준일 지수는 비교를 편하게 하기 위해 당시의 코스피와 똑같이 889로 정했다. 한국거래소가 2일 시범적으로 산출한 KTOP 30은 6,244로, 13일 첫 발표 때 지수는 6,200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KTOP는 13일부터 각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증시 시세 확인이 가능한 기존의 모든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각 자산운용사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지수 발표와 동시에 KTOP 30과 연계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될 것 같다”며 “다양한 매체를 통한 홍보를 계속해 KTOP 30이 빨리 자리 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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