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신라 VS 신세계 VS 현대百 ‘집안싸움’ 눈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5월 28일 05시 45분


단일 점포로 2조원에 육박하는 연매출을 자랑하는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이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관광·유통산업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꼽히는 면세점에 진출하려는 기업이 늘면서 6월1일 마감인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는 오너까지 직접 나서 ‘전쟁’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단일 점포로 2조원에 육박하는 연매출을 자랑하는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이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관광·유통산업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꼽히는 면세점에 진출하려는 기업이 늘면서 6월1일 마감인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는 오너까지 직접 나서 ‘전쟁’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 서울 면세점 사업자 선정 관전포인트

특정 재벌가 사업권 몰아주긴 힘들 듯
면세점 업계 1위 롯데도 ‘공격적 행보’
다크호스 이랜드, 홍대 상권 후보지로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 선정 마감이 6월1일, 코앞으로 다가왔다. 관광과 유통을 아우르는 융합산업인 면세점은 매출규모가 2013년 6조8000억원, 2014년 8조3000억원, 올해는 9조원을 넘어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황금산업’이다. 이중 서울 시내면세점의 비중은 60%가 넘는다. 특히 이번 신규사업자 선정(대기업 2곳, 중견·중소기업 1곳)은 15년 만에 대기업에도 문호를 열다 보니 ‘전쟁’이란 표현이 어색치 않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 집안싸움 VS 적과의 동침

대기업 몫 2장은 신세계디에프, 현대DF(현대백화점 합작법인),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HDC신라), SK네트웍스, 한화갤러리아, 롯데면세점, 이랜드 등 7개 기업이 각축을 벌인다. 이중 관심을 끄는 것은 호텔신라(이부진) 신세계(정용진)의 ‘범 삼성가’와 현대산업개발(정몽규), 현대백화점(정지선)의 ‘범 현대가’ 행보다. 관전 포인트의 핵심은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이 4월 전격적으로 손을 잡고 출범한 합작법인 HDC신라.

업계에서는 HDC신라가 사업권을 획득하면 신세계나 현대백화점이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황금알 낳는 거위’로 불리면서 이목이 집중된 사업에 관세청이 논란을 무릅쓰고 특정 재벌가에 사업권 2장을 모두 주기는 어렵다는 이유다. 반대로 신세계나 현대백화점 중 한 곳이 선정되면 같은 논리로 HDC신라의 탈락 가능성이 높아진다. 두 경우 다 롯데,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이랜드 중 한 기업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

● 공격이 최선의 방어…업계 1위의 선택

롯데는 시장점유율 52%로 독보적 국내 1위다. 서울 시내 6개 면세점 중 3개가 롯데이고, 이중 소공동 롯데백화점에 있는 본점은 매출이 1조9000억원(2014년 기준)에 달한다. 그동안 ‘시장 독과점’ 논란에 시달려온 롯데는 신규사업자 선정에 소극적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동대문 피트인을 후보지로 6월 입찰 참여를 결정했다.

이런 행보의 배경에는 12월로 끝나는 소공동 본점과 잠실 월드타워점의 사업권 만료가 있다. 그동안 기존 사업자를 배려해 주었지만, 최근에는 기존업체도 다른 도전자와 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 특히 6월 입찰에서 떨어진 기업들이 모두 12월을 노릴 것으로 예상돼 롯데로서는 30년간 지켜온 사업권을 뺏길 수도 있다. 실제로 롯데는 3월 기존에 운영하던 제주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때 호되게 고생을 했다.


● 존재감 약했던 한화갤러리아와 SK네트웍스…대반전 성공할까

한화나 SK는 유독 면세점 분야에서는 다른 업체들에 비해 존재감이 미약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제주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면서 1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거두었지만, ‘빅2’로 꼽히는 인천공항이나 서울 시내에는 아직 진출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 그룹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여의도 63빌딩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우는 승부수를 띄웠다.

SK네트웍스는 서울 워커힐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23년의 역사로 롯데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됐지만 시장 비중은 롯데, 신라 등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SK는 동대문 케레스타를 후보지로 입찰에 나서면서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다.

● 우리도 있다…유통 공룡에 맞서는 다크호스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이랜드 그룹도 면세점 입찰 참여를 결정하고 후보지로 서울 서교동 서교자이갤러리를 정했다. 이곳은 관광객이 몰리는 홍대 상권의 중심으로 유동인구와 함께 공항과도 교통이 편리하다는 강점이 있다.

중견·중소기업 대상 사업권 1장을 노리는 업체로는 여의도 MBC 구 사옥을 후보지로 내세운 유진그룹, 부산 파라다이스점 이후 6년 만에 도전하는 파라다이스그룹,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 복합쇼핑몰 하이브랜드, 대구지역 면세점 사업자 그랜드관광호텔 등이 있다. 이밖에 패션협회도 컨소시움을 준비하고 있고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에 선정되고 임차보증금을 내지 못해 탈락했던 참존도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여행업계 2위인 모두투어는 현대백화점의 현대DF에 참여해 면세점 사업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