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해외주식형 펀드 화려한 부활… ‘대세’ 중국에서 유럽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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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순유입 시작한 해외주식펀드
2015년에 1조 1200억원 유럽펀드 유입… 연초 이후 평균수익 17% 이상

오랜 기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해외 주식형펀드가 올 들어 화려하게 부활했다. 2009년 7월부터 5년 7개월간 한 달도 거르지 않고 이어졌던 자금 순유출 행진이 올해 2월부터 순유입으로 반전된 것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1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해외 주식형펀드에 순유입된 자금은 1조6500억 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세에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7조4515억 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해외 주식형펀드의 부활을 이끈 것은 유럽과 중국 본토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해외 펀드의 ‘대세’가 중국에서 유럽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중국 증시의 과열 논란이 계속되면서 유럽 펀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각광받는 모습이다.

해외 주식형펀드 최강자 ‘유럽’

유럽 주식형펀드는 올 들어 1조1200억 원이 넘는 뭉칫돈이 유입됐다.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로 들어온 자금의 70%에 가까운 규모다. 2월부터 시작된 자금 순유입은 이달 들어서도 1700억 원 이상을 끌어들이며 계속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에 힘입어 유럽 주요국 증시가 역사적 최고점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자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버블 논란이 일면서 유럽 증시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유럽 경제의 꾸준한 회복세를 바탕으로 증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1.5%로 올렸다.

유럽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1일 현재 17.74%로 국내 주식형펀드(12.41%)를 앞선다. 잘나가는 유럽 펀드 중에서도 ‘슈로더 유로 펀드’가 우수한 장·단기 성적을 앞세워 올해 가장 많은 자금(6302억 원)을 끌어들였다.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9.55%이며 최근 1, 3년 누적 수익률은 각각 24.73%, 92.49%나 된다.

이어 ‘알리안츠 유럽배당 펀드’가 연초 이후 14.79%의 수익을 내며 1928억 원을 끌어들였고, ‘JP모간 유럽대표 펀드’가 연초 이후 19.23%의 수익률로 1139억 원을 끌어들였다. 외국계 운용사들이 유럽 펀드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글로벌 운용사와 손잡고 새로운 유럽 펀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파이어니어와 함께 ‘삼성 파이어니어 유럽중소형 펀드’를, KB자산운용은 롬바드오디에와 ‘KB 롬바드오디에 유럽셀렉션 펀드’를 선보였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유럽 주식혼합형 펀드인 ‘신한BNPP 유럽멀티에셋인컴펀드’를 내놨다.

순항하던 중국 펀드는 순유출세 전환

중국 주식형펀드는 상하이증시 급등세를 타고 2월부터 4월까지 3413억 원이 순유입됐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1340억 원 이상이 빠져나가며 순유출세로 전환됐다.

이달 초 중국 증시가 과열 논란 속에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중국 펀드 투자로 높은 수익을 거둔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화된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해 빠져나간 자금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5.31%, 최근 1년 수익률은 57.06%나 된다. 중국 펀드에 5000만 원 이상 투자한 사람 중 상다수가 금융소득 2000만 원을 넘겨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다만 자금 순유출세 속에서도 투자 전략을 차별화한 중국 펀드는 꾸준히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KB 통중국 고배당자 펀드’는 이달에도 464억 원이 유입되며 올해 중국 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1820억 원)을 끌어모았다. 이 펀드는 중국 및 홍콩 증시에 상장된 고배당주에 선별 투자하는 펀드로 2월 출시 이후 수익률이 28.66%에 이른다. 위안화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를 통해 중국 본토주식에 투자하는 ‘신한BNPP 중국본토 펀드’도 이달에 53억 원이 유입되는 등 올해 1503억 원이 들어왔다. 1월 출시 이후 23.07%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상하이증시는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정책,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에 힘입어 다시 상승하며 최근 4,800선까지 돌파했다.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나 홍콩과 본토 주식에 교차 투자가 가능한 펀드에 관심을 두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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