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예금, 달러로 가입해 볼까? 환율변동 손실도 생각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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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상품 인기

직장인 이모 씨(36)는 최근 달러화 예금 가입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정기 예금으로는 연 2%대 이자를 받기도 힘든 상황인데 달러화 예금에 가입할 경우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해 달러화 가치가 뛰면 적잖은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씨 같은 사람들이 늘면서 달러화 예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달러화 예금 잔액은 4월 말 415억9000만 달러로 한 달간 34억3000만 달러나 늘었다.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달러화 강세를 점치며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 달러화 예금 같은 기존 상품은 물론이고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등 새로운 상품들도 등장하고 있다.

강(强)달러의 유혹

달러화 예금은 원화가 아닌 달러화로 일정 기간을 예치한 뒤 만기 시점의 환율에 따라 예치금과 금리를 받아가는 방식이다.

최근 달러화 예금 상품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하반기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달러가 쌀 때 예치해 두면 훗날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 환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예측이다. 게다가 달러화 예금의 경우 일반 예금처럼 이자에 대해서는 15.4%의 이자소득세를 내지만 예금 당시보다 환율이 올라 생기는 환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지 않는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080원 수준일 때 4억 원짜리 달러예금에 가입했는데 4개월 후 환율이 1160원까지 오를 경우 2960만 원(환율 상승률 7.4%)의 환차익을 세금 걱정 없이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자산가들이 달러화 예금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상품은 시중은행별로 다양하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경우 ‘초이스외화예금’을 판매중이다. 약정금리는 연 0.1%로, 환전 거래 시 우대 환율 혜택을 준다. 또 1000달러 이상 환전 후 신규 예치하는 고객에게 6개월간 특별금리 연 1.0%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8월 말까지 진행한다. KB국민은행은 ‘KB국민업(UP)외화정기예금’을 판매한다. 매달 계단식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1년제 정기예금으로 중간에 분할 인출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외환거래 실적에 따라 최고 연 0.2%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우리은행의 ‘환율케어(CARE) 외화적립예금’은 환율변동에 따라 이체 외화금액을 조절해 매입 및 적립이 가능하다. 또 환전 수수료 및 해외송금 수수료를 우대해준다. 외환은행의 ‘더 와이드 외화적금’은 가입기간 중 해외여행을 증빙하는 서류를 제출하는 경우 연 0.1%의 우대이율을 추가 적용한다.

최근에는 달러 ELS, 달러표시펀드 등의 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특히 ‘중위험·중수익’ 상품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ELS에 원화가 아닌 미국달러로 투자하는 달러 ELS의 인기가 뜨겁다.

4월 24일 외환은행이 국내 금융권 최초로 출시한 ‘달러 ELS 펀드’는 닷새 만에 4300만 달러를 끌어 모았다. 개인 고객 외에도 달러를 대규모로 보유한 수출기업 등이 1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외환은행 PB사업부 관계자는 “낮은 외화예금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던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은 보전 안 돼

그러나 환율 변동성이 큰 만큼 외국에 가족이 있거나 외화거래가 잦은 고객이 아니라면 투자 시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이자에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과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은 보전되지 않는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달러를 사고팔 때 발생하는 환전 수수료도 감안해야 한다.

지나친 달러 강세 기대감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조성만 팀장은 “6월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가 본격화되면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넘겠지만 길게 보면 다른 이머징 마켓에 비해 우리나라 수출실적이 견조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에도 원-달러 환율은 원화 강세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 상승만 믿고 과도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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