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20% 인재보다 열등한 80%에 주목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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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험에서 80점을 얻는 과목보다도 지금껏 20점밖에 얻지 못한 과목의 점수를 높이는 것이 더 쉬운 것처럼 이미 80%의 수준을 발휘하는 능력을 높이기보다는 20%밖에 발휘하지 못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훨씬 수월한 것이다. ―숫자의 법칙(노구치 데쓰노리·어바웃어북·2015년) 》

80과 20을 언급한 표현에서 짐작된다. 전체 부의 80%를 20%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는 ‘파레토 법칙’을 활용한 말이다. 파레토 법칙은 다양하게 적용된다. 매출의 80%는 종업원의 20%가 만들어 낸다, 매출의 80%는 상품이나 고객 전체의 20%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경제 현상에도 들어맞는다. 이 법칙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80을 갖고 있는 20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20%의 우수한 인재를 키우려고 하고, 20%의 고객과 히트 상품을 찾으려 한다.

저자는 뒤집어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열등한 80은 뒤처졌던 만큼 발전 가능성이 있다. 열등한 80에 주목해서 효과를 본 사례로 제시된 것이 인터넷 쇼핑몰의 ‘추천 기능’이다. 많은 이용자가 일단 히트 상품에 주목하기 마련. 히트 상품을 구매한 이용자에게 ‘혹시 이런 상품은 어떤지’ 추천한다. 80%에 해당하는 상품군의 최저 판매 수준을 향상시키려는 전략인 셈이다.

조직의 인재를 다루는 것도 마찬가지다. 80 대 20 법칙에서 파생된 것이 2 대 6 대 2(어떤 조직이든 부지런한 20%, 보통의 60%, 게으른 20% 무리로 나뉜다) 법칙이다. 이 법칙은 집단생활을 하는 개미를 관찰한 후 나왔다. 그런데 20%의 게으른 개미들이 정해진 업무는 소홀히 하는 대신 새로운 먹이 영역을 발견하는 등 결과적으로는 무리 전체에 이득이 되는 행동을 한다. 그러니 게으른 무리를 닦달하지 말고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기회를 주라는 것이다.

우수한 20 말고 나머지도 주목해야 한다는 말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잘 안 팔리던 상품도 방법을 달리하면 팔릴 수 있다, 게으른 인재도 기다려주면 성과를 낸다는 믿음 말이다. 현실에선 열등한 80이 결국 낙오하는 일이 많은 건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안 되는 건 안 되는 건가.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인재#열등#파레토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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