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순자산 3억 3085만원… 美-日 절반수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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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말 한국 國富 1경1039조… 가계비중 줄고 기업-정부는 늘어

부동산 경기 침체와 임금상승률 둔화 등의 여파로 전체 국부(國富)에서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구당 순자산은 3억3000만 원 수준으로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절반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국민대차대조표 작성 결과’에 따르면 2013년 말 현재 한국의 국부를 나타내는 국민순자산은 1년 전에 비해 3.5% 증가한 1경1039조2000억 원으로 추계됐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7.7배에 이르는 규모다. 가구당 순자산은 3억3085만 원, 국민 1인당 순자산은 1억2676만 원이었다.

국민순자산 가운데 토지 건축물 설비 지하자원 등 비(非)금융자산이 1경1078조5000억 원이었고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39조3000억 원이었다.

경제 주체별로 보면 가계의 자산 점유율이 갈수록 하락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비금융자산 보유 비중은 1995년 48.3%였지만 2005년 47.1%, 2010년 45.5%, 2013년 44.3% 등으로 거의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비금융법인(일반 기업)의 자산 보유 비중은 1995년 27.6%에서 2013년 30.5%로 늘었고 정부의 비중도 같은 기간 22.7%에서 23.8%로 증가했다. 가계의 비금융자산 증가율이 2011∼2013년 연평균 2.4%에 그친 반면 기업(3.9%)과 정부(4.3%)는 자산이 빠른 속도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조태형 한은 국민BS팀장은 “이 기간 중 영세 자영업자 및 농어민의 경영·생산 활동 악화, 주택 시장의 침체가 상대적으로 가계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2013년 말 현재 가구당 순자산 3억3085만 원은 당시 환율 기준으로 30만2000달러였다. 호주(81만5000달러), 미국(65만 달러), 일본(50만4000달러) 등 주요 선진국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가계의 순자산 중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의 비중은 77.2%로 일본(46.3%) 미국(35.1%) 등에 비해 훨씬 높았다.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매여 있고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가용(可用) 자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내수 침체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질적인 투자 부진으로 기업들의 생산 활동도 정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순자산에서 설비자산의 비중은 2011년 6.1%, 2012년 6.0%, 2013년 5.9% 등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다만 연구개발(R&D), 소프트웨어, 문화·예술 창작품 등을 포괄하는 지식재산생산물의 비중은 같은 기간 2.2%에서 2.5%로 높아졌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부동산#순자산#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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