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서발전, 2017년까지 부채 2조원 감축… 정상화 눈앞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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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업그레이드]

한국동서발전은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4년 공공기관 중간평가 결과’에서 100점 만점에 92.56점을 받아 18개 대상 기관 중 1위를 차지했다. 당초 동서발전은 정부에 부채 4924억 원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출했지만 이보다 18.4% 초과한 5829억 원을 감축한 덕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공공기관 정상화를 위해 헐값에 자산을 매각한 일부 다른 공공기관과는 달리 동서발전은 자산을 제값에 시장에 팔며 큰 폭의 부채감축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서발전은 2017년까지 자산매각과 사업조정 등으로 2조2000억 원의 부채를 더 감축할 계획이다. 당진에코파워 지분, 해외 발전소 지분 등 투자자산 1797억 원어치를 매각할 예정이며 향후 건설할 발전소의 규모를 조정해 8771억 원을 아끼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경상경비와 사업성 경비도 4823억 줄이기로 했다.

공기업들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방만 경영도 빠르게 개선해 나가고 있다. 27개 방만 경영 개선과제 시행을 통해 1인당 복리후생비를 기존 348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42.5% 축소시켰다. 동서발전의 1인당 복리후생비는 공기업 최저 수준이다.

동서발전은 부채 감축을 위해 군살을 빼는 노력을 경주하면서도 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 확대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정부 기조에 발맞춰 올해 예산의 65%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할 예정이다.

또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3급 이상 간부직에 대해 직무중심 성과 연봉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동서발전은 공기업 중 처음으로 ‘생산성 향상 추진체계’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한국생산성본부(KPC)와 함께 생산성 수준을 진단해 전략 과제를 도출했다. 이 과제에 맞춰 로드맵을 수립한 결과 2019년까지 자구노력으로 생산성을 30% 높여 총 3461억 원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부채감축 및 경영개선과 병행해 추진 중인 생산성 향상 전략은 다른 공기업들에 혁신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혁신 성과는 사무실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6월 울산으로 이전한 동서발전은 공기업 중 처음으로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했다. 스마트오피스는 선진 정보기술(IT)과 사무기기를 융합해 고정좌석제 대신 유연좌석제를 운영하고 있다. 업무에 차질 없이 스마트오피스를 구현하기 위해 사용자별로 가상 데스크톱과 데이터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데스크톱 가상화’ 시스템을 구축했고, 유무선 통합전화, 클라우드 프린팅 시스템을 만들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본사 이전과 함께 지역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울산 지역의 대학 졸업생에게 필기전형에서 3%의 가점을 부여하고 있으며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했다. 지난해 신규 채용 131명 중 울산 지역 출신은 16명(12%)이다.

임직원이 가족이 함께 울산혁신도시에 이주한 비율도 40%에 육박해 지방균형 발전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공공기관의 가족동반 이주 비율은 평균 23%에 머무르고 있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공공기관 정상화에 적극 앞장서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공기업 혁신을 이뤄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기업이 되겠다”며 “전력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기술 경쟁력 제고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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