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혁신도시’ 효과 봤네…땅값 26.96% 상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4일 16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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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지 공시지가 4.14% 올라…2008년 이후 최대폭 상승

올해 전국 표준지의 공시지가가 지난해에 비해 4.14%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특히 한국전력 등이 이전한 전남 나주시의 땅값은 26.96%나 올라 ‘혁신도시 효과’를 톡톡히 봤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한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의 공시지가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1월 1일보다 평균 4.14% 올랐다고 20일 밝혔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약 3178만 필지의 개별 공시지가를 산정하고 재산세, 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금을 매기는 기준으로 쓰인다.

시군구별로 보면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이 이전한 지역을 중심으로 땅값이 크게 올랐다. 한전, 한국농어촌공사 등 16개 공공기관이 옮겨갔거나 앞으로 옮겨갈 예정인 나주시는 상승률(26.96%)이 가장 높았다. 3차례에 걸쳐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된 세종시(15.50%)와 7월 경북도청 이전에 앞서 신도시가 조성되고 있는 경북 예천시(15.41%)가 상승률이 높은 지역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지역 상권의 흥망성쇠도 땅값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서울의 대표적인 ‘길 상권’으로 꼽히는 가로수길이 속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은 한 해 동안 15.23% 올라 서울의 평균 변동률(4.30%)을 크게 웃돌았다. 경리단길, 꼼데가르송길이 있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은 10.20%, 서울 마포구의 ‘홍대’(홍익대 인근) 상권은 6.60% 올랐다.

반면 1기 신도시인 일산이 있는 경기 고양시의 경우 중심상업지역이 침체된 점이 반영돼 덕양구(-0.04%), 일산서구(0.20%), 일산동구(0.83%) 등이 전국 시군구 중 변동률 최하위 10위권에 들었다.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5도가 속한 인천 옹진군도 세월호 사건의 여파로 여객선 관광객이 크게 줄며 1.13% 오르는데 그쳤다.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중구 명동8길 화장품 판매점 ‘네이처리퍼블릭’ 자리로 ㎡당 8070만 원이었다. 2004년 이후 12년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사들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땅은 ㎡당 2580만 원, 서울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 땅은 ㎡당 3600만 원으로 각각 산정됐다. 특히 한전 땅은 지난해 강남구청이 산정한 개별 공시지가에 비해 32.4% 올라 현대차그룹의 세 부담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두 땅은 주변 상권의 땅값에 미치는 영향이 커 올해부터 표준지로 편입됐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3월 27일까지 국토부 홈페이지(www.mltm.go.kr)나 땅이 속한 시군구 민원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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