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저 지멘스회장 “빅데이터가 4차산업혁명 핵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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訪韓 강연 “네트워크로 연결된 스마트공장… 공정 혁신 - 생산성 향상 이끌어”

조 케저 지멘스그룹 회장. 그는 1980년 입사해 지난해 회장에 취임했다. 한국지멘스 제공
조 케저 지멘스그룹 회장. 그는 1980년 입사해 지난해 회장에 취임했다. 한국지멘스 제공
“지멘스 독일 암베르크 공장의 생산 신뢰성은 99.9988%입니다. 독일에서 추진 중인 ‘인더스트리 4.0’의 결과입니다. ‘생산의 네트워크화’를 말하는 인더스트리 4.0은 제4차 산업혁명을 불러올 것입니다.”

조 케저 지멘스그룹 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열린 ‘스마트 혁명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강조했다. 인더스트리 4.0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제조업 3.0’과 비슷하다.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스마트 공장’을 구축해 공정 혁신, 생산성 향상을 이루는 것이다. 처음 방한한 케저 회장은 20일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다.

1847년 독일에서 설립해 지난해 759억 유로(약 102조 원)의 매출을 낸 지멘스는 인더스트리 4.0을 주도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 세상에서는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데이터가 끊임없이 교환됩니다. 생산 공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공정, 제품, 디자인 등 모든 부문에서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생산성과 품질로 연결됩니다.”

케저 회장은 인터스트리 4.0의 핵심으로 ‘빅데이터’를 꼽았다. 그는 “인류는 2000년까지 총 2엑사바이트(EB·1EB는 약 20억 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생성했지만 오늘날에는 하루에도 같은 양의 데이터를 만든다”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올바른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혁신은 지멘스, 보쉬, 삼성,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1964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멘스 베를린 공장을 방문한 뒤 올해 박근혜 대통령이 같은 곳을 방문했을 정도로 지멘스와 한국의 인연은 깊다. 그래서인지 그는 통일 문제를 화두로 꺼냈다.

“변화에 적응하려면 직원들 주인의식이 가장 중요” ▼

“우리 세대의 독일이 이룬 가장 큰 성과는 통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은 분단 40년 만에 통일을 이뤘습니다. 통일 6개월 전에 누군가 나에게 통일을 물었다면 ‘통일은 불가능하다’고 했을 것입니다. 정치적 바람이 일면 빠른 변화가 옵니다. 정부와 기업은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케저 회장은 “독일은 통일 이후 3개월 뒤 15만 명이 실직했다”며 “지멘스는 빌리 브란트 독일 전 총리의 ‘함께 속한 것은 함께 성장할 것이다’라는 격언을 가슴에 새기고 1991년 동독 지역에서 약 2만 명의 직원을 신규 고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 이후 북한은 농업 개혁, 새로운 금융과 의료 시스템 도입, 단일통화 통합 등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며 “통일은 경제적이면서 사회적인 프로젝트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고용이다. 인더스트리 4.0이 정착되면 생산단계가 축소돼 단기적인 실업 증가를 피할 수 없다. 케저 회장은 “원가 부담을 줄이면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장기적으로는 산업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빠른 변화에 적응하며 지속 성장하는 데 직원들의 주인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케저 회장은 “‘항상 내 회사라고 생각하며 일하라’는 격언은 경영진부터 훈련생까지 모두 적용된다”며 “현재 지멘스 직원 36만 명 중 14만 명이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2020년까지 20만 명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지멘스#빅데이터#4차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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