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낙엽 코스피… 한달만에 160P 우수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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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1900선 턱걸이… ‘단통법 악재’ 통신株 급락
“中성장률 기대 이하” 소식에 8개월만에 장중 1900 깨지기도

코스피가 올해 2월 6일 이후 8개월여 만에 장중 1,900 선을 내줬다.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8.17포인트(0.95%) 내린 1,900.66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9월 17일(2,062.61) 이후 딱 한 달 만에 약 160포인트를 잃었다.

이제는 증시가 박스권을 뚫고 상승하길 기대하는 대신 급격한 추락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연말까지 이렇다 할 호재가 보이지 않는다’며 비관론 쪽으로 돌아섰다.

이날 지수 하락의 원인은 복합적이었다. 국내에서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때 아닌 증시의 이슈로 작용했다. 정부는 이날 이동통신사 및 휴대전화 제조사와 간담회를 하고 “단통법의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LG유플러스(―7.36%) KT(―6.40%) SK텔레콤(―4.76%) 등 통신 3사의 주가는 통신사가 지급하는 단말기 보조금이 다시 늘어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일제히 급락했다.

하지만 이는 일회성 악재였을 뿐이다. 그보다는 해외발(發) 충격이 더 컸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연이어 투자자들에게 안 좋은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에서 문제가 터졌다. 다음 주 발표될 중국의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작년 동기 대비 7.1∼7.2%로 예측돼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 이는 중국 정부의 목표치(7.5%)에 못 미치는 것으로 최근의 글로벌 경기둔화가 중국 등 신흥국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오전 한때 1.8% 급락해 코스피의 하락세를 키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젠 중국도 못 버틴다’란 해석이 나오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해졌다”며 “통신주 하락보다 외국인이 전자, 정보기술(IT) 등 대형주를 많이 판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가 다시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그리스 증시는 국가재정 및 은행부문 부실이 여전해 유럽연합(EU)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에서 졸업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최근 며칠간 폭락세를 보였다. 그리스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6일(현지 시간) 한때 9% 안팎까지 치솟아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재점화될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퍼졌다.

유로존 전반의 디플레이션 타개를 위한 양적완화(QE) 방안이 주요국 간의 의견 충돌로 현실화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글로벌 경기의 흐름을 좌우해온 유럽이 앞으로 어려워질 것 같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 대응에 미온적이고 프랑스 등 주요국의 실업률과 재정적자도 심하다”고 지적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런 상황이라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라도 줘야 시장이 안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민우 minwoo@donga.com·유재동 기자
#코스피#단통법#중국 성장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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