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구운 김이 미국 뉴욕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 언론도 잇달아 한국산 김을 주목하고 있다. 이달 신학기 시작에 맞춰 미국의 ‘NBC 투데이쇼’와 ‘폭스뉴스’는 김을 감자칩 등을 대체할 수 있는 건강한 간식이라고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이달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중심 맨해튼 센트럴파크 인근의 슈퍼마켓 ‘홀푸드’. 고객들이 많이 몰리는 샐러드 바에 한국산 구운 김이 진열되어 있었다. ‘열량이 50Cal밖에 안 된다’는 문구를 내걸고 있었다. 가격은 개당(10g) 1.99달러(약 2070원).
뉴요커인 브라이언 톰슨 씨(43)는 김을 집어 들면서 “김은 다른 과자보다 살도 덜 찌고 철분과 칼슘, 비타민 등이 풍부해 일주일에 한 번씩 간식으로 사다 먹는다”고 말했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3년 미국에 대한 김 수출액은 6729만 달러로 일본에 대한 수출액(5862만 달러)을 처음 앞질렀다. 대미(對美) 김 수출액은 2010년 2346만 달러에 그쳤으나 3년 만에 3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올해 1∼8월에도 대미 김 수출액은 4517만 달러로 대일 김 수출액(4282만 달러)을 웃돌았다.
미국에서 김이 갑자기 인기를 끌게 된 요인은 ‘발상의 전환’이다. 김을 반찬이 아닌 스낵으로 콘셉트를 바꾼 것. 한국과 일본에서는 주로 밥과 같이 김을 먹지만, 미국에선 밥을 먹지 않는 식습관을 감안했다. 실제로 식품업체들은 미국에서 판매하는 김을 ‘김 스낵(Seaweed Snack)’으로 표기한다. 또 한국에서 파는 김보다 바삭바삭하게 가공하면서도 여러 맛을 가미해 과자처럼 만들었다.
CJ제일제당은 미국에서 파는 김은 스낵용이라는 점을 감안해 고추냉이 맛, 달콤한 맛, 허브 맛 등으로 다양화했다. 올해 미국에서의 김 판매액을 200억 원으로 2011년(60억 원)의 3배 이상으로 올려 잡았다. 동원F&B도 미국에서 김에 흑후추와 칠리 등을 가미한 ‘양반 시 베지스(sea veggies)’를 팔고 있다. 홀푸드에 김을 납품하는 현지 김 판매업체인 ‘김미(gimMe)’는 김에 ‘글루텐 프리(글루텐 없음)’ 인증을 받아 유기농 건강 간식임을 강조했다.
KOTRA는 ‘국산 김, 김치의 뒤를 잇는 미국인의 건강식품이 될까?’라는 보고서에서 “국산 김이 미국 뉴욕, 실리콘밸리 등 소득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인기”라며 “전 세계에서 김을 가공·생산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밖에 없는 만큼 미국에서 김의 수요가 높아지는 것은 한국 기업에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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