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기대감에 대출상품도 희비… 디딤돌 실적 늘고 공유형 모기지 급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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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임대주택리츠는 중단될 듯

주택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부동산 침체기에 서민을 보호하고 ‘내집빈곤층(하우스푸어)’을 구제하기 위해 도입한 정부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집값이 떨어질 때 대출자의 손실을 줄여주는 ‘공유형 모기지’ 대출 실적이 줄어들고 있고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하우스푸어 구제 정책인 ‘희망임대주택리츠’ 사업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연 1∼2%대 초저금리 대출인 공유형 모기지 대출 실적은 7월 664억 원(489건)에서 8월 462억 원(358건)으로 약 30% 줄었다. 공유형 모기지는 4월 1250억 원(970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달 감소하고 있다.

주택을 팔거나 대출이 만기될 때 주택가격의 등락에 따른 이익 또는 손실을 금융기관 등과 나누는 상품인 공유형 모기지는 주택 경기가 살아날 때는 수요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서민을 위한 저리 주택담보대출인 디딤돌 대출 실적은 8월 7232억 원(7702건)으로 7월 7086억 원(7468건)에 비해 소폭(2.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거래 성수기인 4월 8464억 원(9518건)을 나타낸 이후 하락세를 보여온 대출 실적이 8월 들어 소폭이나마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주택가격이 많이 오르면 디딤돌대출이, 떨어지면 위험 분산에 도움이 되는 공유형 모기지가 유리하기 때문에 주택경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희망임대주택리츠 사업은 현재 진행 중인 3차 사업을 끝으로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택 시장이 회복세를 보인 지난해 말부터 시장을 통해 정상 가격으로 주택을 사고파는 게 가능해지면서 제도의 필요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거래량이 증가하는 등 주택 시장 회복세가 감지되면서 집값 하락기에 도입한 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게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하우스푸어 구제정책은 시장이 침체됐을 때 일시적으로 쓰는 게 적합하다”며 “시장이 악화되면 다시 도입하더라도 시장 상황에 맞지 않는 정책은 중단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현진 bright@donga.com·홍수영 기자
#집값#대출상품#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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