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學硏 머리 맞댄 클러스터, 생산액 6배 껑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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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0년만에 창조경제 핵심 부상

경기 시흥시 시화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중장비 부품업체 대모엔지니어링은 업체와 대학, 연구소 등 산학연이 머리를 맞댄 ‘클러스터(산업집적지 또는 그 활동)’의 덕을 톡톡히 봤다. 한국기술교육대, 산업단지공단 등과 협력해 품질 개선은 물론이고 시제품 제작, 원가 절감, 공동마케팅 등에서 성과를 거둔 것이다.

클러스터 활동 이전인 2005년 195억 원이었던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620억 원으로 218% 증가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클러스터 활동으로 고급 기술을 개발하고 협력업체들과 공동작업을 해 해외 유명 업체와 대적할 만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산단 입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4년 첫선을 보인 클러스터 사업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다. 단순히 공장을 한 지역에 모아놓는 ‘하드웨어’에서 벗어나 기업과 유관기관, 대학, 연구소 등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소프트웨어 집적’으로 거듭나고 있다.

○ 기업-대학-기관, 머리를 맞댔다

클러스터란 한 산업분야에서 각자 다른 역할을 맡는 기업, 대학, 연구소, 기관 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을 뜻한다. 대학과 연구소가 기업과 함께 연구개발(R&D)로 신기술을 개발하면 업체가 생산을 맡고 유관기관과 금융사 등이 이를 뒷받침하는 형식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 일본의 도요타 시, 스웨덴의 시스타 사이언스시티 등이 전형적인 클러스터다.

한국에서는 2004년에 정부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일환으로 처음 발표된 뒤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굴뚝공장’으로 대표되던 기존 산단 입주 업체들의 경쟁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 아래 클러스터 모델을 새로운 돌파구로 찾은 것이다. 경기 반월시화, 경북 구미, 전북 군산 등 7개 시범단지에서 시작해 지난해에는 전국 모든 산단으로 클러스터 사업지역을 확대했다.

국내 클러스터 사업은 산단공이나 기업이 주도해 클러스터를 꾸려 새 기술을 개발하거나 제품디자인, 마케팅 활동 등에 정부 예산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지난해까지 기업 측 참가자 5580명 등 총 7537명이 클러스터 활동에 참여했다. 10년간 투입된 정부 지원금만 5125억 원에 이른다.

정부 측이 각 클러스터에 자금을 지원해 산학연 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면 이들은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 가능한 고급 기술 개발과 품질 개선, 원가 절감 등을 일궈내 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선순환 사이클이 이뤄지는 것이다.

○ 창조경제, 클러스터가 이끈다

클러스터 사업은 정부가 추진한 산업체 지원정책 중 대표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실적이 이를 증명한다. 클러스터 참여 기업의 업체 1곳당 평균 생산액은 2005년 107억 원에서 지난해 773억 원으로 622.4%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산단 입주 업체의 평균 생산액 증가율(8.5%)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성과가 크다.

클러스터는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의 핵심 정책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제3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클러스터를 통해 산단 입주 기업의 혁신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산단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부산 녹산국가산단에서는 대우조선해양과 녹산산단 내 19개 조선기자재 중소기업이 해양플랜트 클러스터를 꾸려 100억 원 규모의 심해시추 기술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강남훈 산단공 이사장은 “클러스터는 중소기업 간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동반성장을 촉진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산학연 네트워크 활동을 더 활성화하고 해외 클러스터와 교류를 추진해 산단을 명실상부한 국가 경제의 중추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클러스터#대모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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