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小 제조업체들 “잔인한 8월될까봐 걱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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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경기전망, 2년만에 최악
“내수부진이 가장 큰 애로사항… 환율 탓에 수출 돌파구도 안보여”

“수출과 내수 어느 쪽에서도 돌파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자동차 부품용 금형을 만드는 중소기업 A사 박모 대표는 28일 “당분간 중소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대(對)일본 수출액이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와 거의 같은 물량을 일본에 수출하고도 매출은 10% 가까이 줄었다.

박 대표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100엔당 1100원 수준이던 환율이 1000원대로 주저앉았기 때문”이라며 “내수 시장도 여의치 않아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금형은 자동차 부품부터 전자 등 거의 모든 제조업 분야의 근간이 되는 대표적인 ‘뿌리 산업’이다. 업종 특성상 대기업들이 신제품을 활발히 개발해야 금형 수요가 높아진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신제품 개발에 소극적이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다른 금형 중소기업인 B사 김모 대표도 “경기가 조금만 안 좋아져도 은행들이 바로 금리를 올리기 때문에 자금 여력이 있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은 다음 달 한국 경기가 최근 2년 사이에 가장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국내 중소 제조업체 1377곳을 대상으로 다음 달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가 81.6으로 전달(87.4)보다 5.8포인트 하락했다. 2012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더 많았다는 뜻이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중기중앙회는 소비심리가 개선되지 않아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환율 하락으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여기에다 여름휴가가 본격화되면서 계절적 비수기가 시작된 점도 부정적인 전망이 많은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중소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올 4월을 기점으로 계속 악화되고 있다. 이달 중소기업 업황실적지수는 79.1로 올 4월(90.5) 정점을 찍은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지난달 중소기업 평균 가동률도 4월(72.9%) 이후 계속 떨어져 71.0%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보유한 생산능력의 71%만 가동했다는 의미다.

중소 제조업체들은 27개월 연속으로 ‘내수 부진’(67.0%)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이어 업체 간 과당경쟁과 인건비 상승이 각각 35.7%와 29.9%로 뒤를 이었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수출#내수부진#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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