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배당수익률 5년연속 1%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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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佛 등 3%대와 큰 차이
사내유보율 88%로 세계최고 수준… 전문가 “배당 늘려야 경제 활성화”

국내 상장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이 5년 연속 1%대에 머무는 등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신증권이 한국과 일본 미국 중국 프랑스 독일 영국 캐나다 등 8개국 주식시장의 2013 회계연도 배당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한국이 1.14%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영국(3.64%)과 프랑스(3.14%)는 3%가 넘었고 중국(2.99%), 캐나다(2.93%), 독일(2.83%)도 3%에 근접했다. 한국의 배당수익률은 2008년 2.58%를 보인 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대에 그쳤다.

배당수익률은 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비율이다. 배당수익률이 1%라면 주당 1만 원짜리 주식을 산 투자자가 1년에 100원의 배당금을 받는다는 뜻이다.

업종별 대표기업의 배당수익률도 11개 업종 중 통신을 제외한 10개 업종에서 미국, 일본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의 배당수익률은 1.07%로 일본 도시바(1.88%)의 57% 수준이었다. LG화학(1.4%)의 배당수익률은 미국 다우케미컬(2.73%)의 절반 수준이었고, 현대자동차(0.84%)는 일본 도요타(1.17%)의 72%에 그쳤다. 정유 건설 음식료 등의 업종에서도 배당수익률이 글로벌 기업보다 낮았다.

국내기업의 배당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기업들이 수익을 배당에 쓰기보다 사내에 적립하려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의 ‘사내유보율’은 2012년 말 기준 88.6%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사내유보율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투자, 배당에 쓰지 않고 사내에 얼마나 쌓아두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경제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면 투자자들에게 안정적 수익을 줄 뿐 아니라 내수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상장기업의 연간 배당금 규모는 13조∼15조 원대로 배당수익률을 끌어올리면 배당금 규모도 수조 원 이상 늘어난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배당이 늘면 투자자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져 소비여력이 늘어난다”며 “이렇게 소비가 늘게 되면 증시가 실물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또 배당이 늘어나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보다 장기 투자가 활발해져 장기적으로 자본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상장사#배당수익률#사내유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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