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부동산 테크]서울 도심 한옥에 투자하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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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
퇴직을 앞둔 최모 고객(51)은 중견기업의 임원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아파트에서 살며 은퇴 뒤 단독주택이나 전원생활을 원하고 있다. 수도권 내 주택 부지를 검토하던 중 한옥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옥은 2000년대 초반부터 차별화된 집을 원하는 수요가 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2008년 5만5000여 가구에 머물렀던 전국의 한옥 규모는 현재 10만 가구에 육박하며 크게 증가했다.

특히 서울 도심 한옥마을은 희소성도 높은 편이어서 매각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 상품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외국인을 위한 게스트하우스 등 한옥을 활용한 임대사업이나 카페, 음식점 등 상업용 리모델링 사례도 많아졌다. 임대수익률은 연평균 5%대 전후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고 상업용 수익률도 업종과 영업 결과에 따라 격차를 보인다.

서울 시내의 대표적인 한옥 밀집지역으로는 인사동, 북촌, 돈화문로, 서촌, 운현궁 일대 등을 꼽을 수 있다.

북촌의 경우 경복궁과 덕수궁 사이 종로구 가회동, 계동, 삼청동, 재동에 대기업 일가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일대 공시지가까지 끌어올렸다. 별장용 한옥이 많은 가회동, 삼청동이 더 비싼 편인데 금융위기 이후 오름세가 꺾였다. 위치, 규모에 따라 가격차가 크지만 3.3m²당 평균 매매가는 3000만 원대 안팎이고, 호가는 5000만 원대까지도 나온다.

종로구 청운동, 효자동 일대 서촌도 부분별 개발이 진행됐고 최근에는 젊은층과 외국인이 많이 찾는다. 북촌에 이어 한옥보존지구로 지정됐고 시세는 북촌보다 저렴하다.

최근 은평뉴타운에 한옥마을이 조성됐고 경기, 전남, 경남 등에도 다양한 한옥마을이 개발되고 있다. 한옥단지를 개발, 분양하기도 해 신축이나 개보수의 부담을 덜 수도 있다.

투자를 위해 한옥을 매입할 때는 시세와 환금성에 유의해야 한다. 거래가 많지 않고 물건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격이 급등한 지역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도심이나 외곽까지 폭넓게 둘러보는 게 현명하다. 또 수요가 보편화되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단기 투자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낡은 한옥이 많아 매입한 뒤 신축, 개보수 비용이 추가로 들 수 있고 층고, 용적률 등의 제약이 많은 것도 단점이다. 서울 도심의 한옥마을은 서울시에서 한옥보존지구로 지정해 소유자 마음대로 개조하거나 개발하기 어렵다. 그 대신 수리나 신축할 경우 최대 8000만 원의 보조금과 최대 4000만 원의 융자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르면 6월부터 동호인들이 모여서 한옥단지를 짓기도 쉬워진다.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한옥을 지을 때 50채(종전 20채)까지는 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
#한옥#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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