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물]국지적 물부족 우려… 기업·정부, 생명수 찾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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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세계 물의 날… 수자원 관리, 해법을 찾아라

농심이 내놓은 생수 백두산 백산수의 생산, 유통에 드는 돈은 만만치 않은 규모다. 농심은 백두산 천지 북쪽 마을인 중국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에서 생수를 취수해 포장한 뒤 이를 트럭과 배로 실어 국내로 가져온다. 국내에서 취수한 생수보다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농심은 “이 물은 국내 유일의 저온 화산 암반수다. 물맛을 측정하는 지수인 OI 지수가 7로 높아 목넘김이 좋고 맛이 뛰어나다”며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국내 생수 시장에선 백산수를 비롯해 140여 개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거엔 상상하기도 어려운 규모로 물 시장이 뜨거워진 것은 물의 가치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다.

‘물은 소중한 자원’… 22일은 세계 물의 날

물의 소중함을 알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세계 물의 날’ 행사가 이달 22일 열린다. 세계 물의 날은 1992년 제47차 유엔총회에서 브라질 리우환경회의의 권고를 받아들여 매년 3월 22일을 지정하면서 시작됐다. 물의 소중함과 중요성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공감대를 키우자는 취지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총량인 14억 km³는 지구 전체를 2.7km 깊이로 덮을 수 있는 양이다. 하지만 전체 물의 2.5%에 불과한 담수는 지구 전체를 약 70m로 덮을 수 있는 양에 해당하며 이 중 빙설과 지하수를 제외하고 사람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담수호의 물 또는 하천수는 전체 물의 0.01% 이하인 약 10만 km³에 불과하고 지구 전체를 약 23cm 덮을 수 있는 데 불과하다.

이 때문에 2006년 기준으로 세계 인구의 13%가 아직까지도 안전한 음용수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며 약 25억 명의 인구가 기본적인 위생시설도 없이 생활하고 있다. 유네스코는 “물도 기후변화나 환경문제처럼 세계적인 협력과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수자원 이니셔티브 보고서는 “앞으로 물의 수요가 35년 이내에 현재보다 2배나 증가할 것”이라며 “물의 수요가 급증하는데도 많은 지역에서 물의 가격이 낮게 형성됨에 따라 물이 남용되고, 결국 많은 국가가 ‘수자원 부도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는 이런 취지에 공감해 1995년부터 정부 차원의 기념식을 열고 관련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유엔은 2003년에 2005년부터 2015년까지를 ‘생명을 위한 물 행동 10개년’으로 선포했다. 10개년의 대주제인 ‘생명을 위한 물’ 아래 매년 주제를 정한다. 올해는 물과 에너지(Water & Energy)를 주제로 에너지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기후변화가 발생하는 현실에서 물과 에너지의 밀접한 관계를 강조한다.

관련 행사는 21일 오후 2시부터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이달 18일부터 21일까지는 물산업 박람회도 함께 열린다.

물부족 국가 대책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와 같이 식량과 에너지를 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국가의 경우 물 부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연간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은 1453m³로 세계 153개 국가 중 129위에 그친다. PAI는 한국을 ‘물 스트레스 국가(물 부족 국가)’로 분류했다.

특히 10여 년 뒤인 2025년에는 인구가 5206만 명으로 증가한다는 가정 아래 가용 수자원량이 1340m³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강수량은 풍부하지만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살고 있어 수자원 여건이 열악한 편에 속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계절별 강수량의 편차가 심해 홍수기에 이용하지 못하고 바다로 흘러가는 물이 많아 실제로는 더 열악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물 수급 전망도 밝지 않다.

4대강 살리기와 다목적댐 건설 등을 통해 대부분 지역에서 생·공·농업용수 부족은 다소 해소됐지만 도서 및 산간 지역에서는 가뭄 정도에 따라 약 1억6000만∼4억6000만 m³의 물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따라 홍수 위험성이 과거에 비해 2.7배 증가하고 비가 적게 오는 해에는 가뭄의 위험성이 과거보다 3.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농업생산량 저하는 물론이고 수자원 관리에 적지 않은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국지적인 물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친환경 중소형 댐 건설, 공공 지하수 개발 등 신규 수자원 확보와 기존 노후시설의 개량 및 비상 연계체계 구축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한국수자원공사의 견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와 관련해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하는 고효율의 차세대 물관리 인프라를 도입하는 등 물관리의 체질을 개선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는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물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 있는 물 복지를 실현하며 고객 눈높이에 맞춘 투명한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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