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무너진 SW생태계 재건… 산업 경쟁력 확보에 최우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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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워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밑바탕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워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밑바탕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소프트웨어 강국 인도에 가보니 세계의 글로벌 기업들이 다 와서 인도 인재들을 활용하려고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고 일하고 있습디다. 한국도 연구실에 머무르고 있는 기술들을 산업으로 키워서 꼭 창조경제를 이뤄내야 합니다.”

최근 정부과천청사에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63)을 만났다. 4월 취임 1년을 앞두고 있는 최 장관은 새해에 가장 역점을 둬 추진할 정책 과제로 ‘소프트웨어 산업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또 ‘미래부의 존재감이 없다’는 최근의 비판을 의식한 듯 “올해부터는 창조경제의 가시적 성과물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인도를 다녀왔는데….

“15∼18일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이름난 인도를 돌아봤다. 업체에도 가보고 학계 사람들도 만났는데 배울 점이 많았다. 우리는 하드웨어가 강하고 인도는 소프트웨어가 강하니까 협업할 부분이 많이 보였다. 한국의 대덕연구단지처럼 인도 벵갈루루 지역에 R&D 단지가 크게 구축돼 있었는데 우리 기업이 많이 진출하면 좋을 것 같았다.”

―인도는 진출이 쉽지 않은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에 진출한 지 20년 됐고 5000명 규모의 연구소를 운영하는 삼성전자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랬더니 삼성전자가 인도 연구소 안에 ‘소프트웨어 상생협력센터’를 만들고 전담인력도 2명을 배치했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현지에서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 센터를 활용해서 사람도 구하고 비즈니스 모델도 발굴하면 좋을 것이다.”

―인도 인재를 수혈받는 것도 좋지만 국내 소프트웨어 인재가 고갈되고 있는 건 문제 아닌가.

“지금 한국에서는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완전히 망가졌다. 소프트웨어는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기존 산업의 효율을 올리고 융합하는 데도 제일 좋은 기술이고 없어선 안 되는 산업이다. 창조경제를 할 때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소프트웨어인데 이쪽 분야가 학교나 산업이나 다 무너졌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공대에서는 전산학과, 컴퓨터공학과가 제일 커트라인이 높고 인기도 좋았는데 회사에 취직하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돈도 많이 안 주니 이젠 이런 학과가 다 미달이다. 이런 풍토를 바꾸기 위해 미래부가 작년에 ‘소프트웨어 혁신전략’을 내놓은 것이다.”

―정책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하루아침에 바뀌기 어려운 분야인 건 맞다. 하지만 분명히 변화는 있다. 나도 교사를 해봤지만 한국에서 제일 의식과 동작이 빠른 사람들은 학부모다. 그런데 작년에 우리가 소프트웨어 혁신 전략을 내놓으면서 산업을 키운다고 하니 벌써 올해 소프트웨어학과에 학생들이 많이 몰리기 시작한다. 앞으로 정부부터 국산 소프트웨어를 많이 구매하고 유지보수 비용도 제값을 주면 풍토가 많이 바뀌고 분위기도 좋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나라 생기고 처음으로 정부에 소프트웨어정책국도 만들지 않았나.”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연계 산업 경쟁력을 키울 방안은….

“연구실에 잠자는 기술을 ‘산업’으로 키워내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인도는 우주산업의 경쟁력이 아주 높다. 산업체 수도 500개나 되고 국가 R&D 비용의 절반을 이쪽에 투자할 정도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물으니 정부는 20%밖에 기여 안 했다고 하더라. 정부는 규격을 만들고 최종 테스트만 하지 나머지 R&D나 제품 생산은 민간이 80%를 하고 있다는 거다. 우리도 나로호 후속으로 국산 로켓을 쏘아 올리고 달 탐사선도 보내야 한다. 그러려면 우주기술을 과학기술에서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게 꼭 필요하다. 인도 우주청과 정례 협의체를 만들어서 노하우를 많이 전수받을 생각이다.”

―최근 카드 정보 유출 때문에 온 나라가 패닉 상태다. 미래부도 개인 정보보호 유관 부처인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 정보보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부분이다. 정부도 개인 정보보호와 관련해 모든 걸 새롭게 정비해 나가야 한다. 미래부는 정보보호 관련 기술정책을 맡고 있는 부처인 만큼 정보보호를 하나의 산업으로 일으켜 수출도 하고 한국이 이 분야의 세계적 강국이 되게 하는 게 목표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소프트웨어#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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