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회장 “역사관을 갖고 車를 팔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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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도 함께 파는것”… 글로벌 핵심역량으로 강조
대학교수 초청 역사강의 열고 입사시험때 사관 묻기도

“뚜렷한 역사관을 갖고 자동차를 팔면 대한민국의 문화도 함께 파는 것이 됩니다. 임직원들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추고 있어야 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31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이 최근 열린 경영회의에서 “역사관이 뚜렷한 직원이 자신과 회사, 나아가 국가를 사랑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뚜렷한 역사관을 글로벌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 본 것이다.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막중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를 전 세계 고객들에게 적극 알릴 수 있도록 직원들에 대한 역사교육을 철저히 시행하라”고 주문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면 모든 임직원이 국가와 기업에 대한 자부심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정 회장의 지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에겐 그 어떤 위기와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불굴의 도전 정신과 열정으로 이를 극복하며 눈부신 성과를 이뤄온 저력이 있다”고 말하는 등 역사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기업에서도 논어에 나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옛것을 익히면 미래를 알 수 있다)’이라는 공자의 말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직원들의 역사인식 함양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본격화하고 있다. 9월부터 대학교수 등 역사 전문가들을 초청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열고 있는 ‘역사 콘서트’가 대표적이다. 강연자로는 허성도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교수(글로벌 시대의 올바른 한국사 인식), 김상근 연세대 신학과 교수(유럽 르네상스의 의미),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조선 시대를 어떻게 볼 것인가) 등 10명(국사 5명, 세계사 5명)이 초청돼 연말까지 총 20차례 강연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6일 치른 하반기(7∼12월) 대졸 신입사원 공채시험인 ‘인적성검사’(HMAT)에서 역사에 대한 소양과 사관을 평가하는 문제를 출제하기도 했다. 기존 직원들의 역사인식 함양뿐만 아니라 새롭게 채용할 인재들에게도 일정 수준 이상의 역사관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해외 딜러 및 애프터서비스 직원, 해외 우수고객, 해외 기자단과 오피니언 리더 등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전통문화를 체험하거나 역사현장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경험한 방문자는 지난해 6000여 명, 올해는 1만여 명에 이른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정몽구회장#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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