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눈 돌리고 실무 익히니 좁았던 취업 문이 넓어졌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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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 인기

최승현 씨(29)는 일본 도쿄(東京)에 있는 한 일본 회사에서 3년째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단국대 일본어과를 다니며 막연하게 해외 취업을 꿈꾸던 그는 2010년 학과 교수와의 면담을 통해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를 소개받은 뒤 본격적으로 해외 취업을 준비했다. 그는 “고교 생활에 견줄 만한 빡빡한 수업시간이 부담스러웠지만 실무 중심의 교육, 압박면접 등이 해외 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 씨처럼 해외로 눈을 돌리는 구직자들에게 무역아카데미가 든든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 “일본 기업들 한국인 채용 선호”

무역아카데미의 대표적인 취업 지원 프로그램으로는 정보기술(IT) 인재 육성 과정인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와 글로벌 무역 인턴십, 섬유 수출 전문가 과정 등이 있다.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는 2001년 문을 연 IT 마스터가 전신(前身)이다. 당시 벤처 붐을 타고 IT 산업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IT 업계의 핵심 인력 양성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고용노동부의 ‘K 무브 스쿨’ 사업에 선정되면서 이달부터 명칭을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로 바꿨다.

수강생들은 11개월(약 2000여 시간) 동안 프로그래밍, 빅데이터 등 IT 산업 전반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교육과 업계 동향, 비즈니스 회화 등을 집중적으로 익힌다. 이수를 1, 2개월 앞두고 IT 업체가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전처럼 연습한다.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과정의 평균 취업률은 약 98%다. 200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졸업생 1524명 중 946명(약 62%)이 해외 취업에 성공했다. 최근 졸업한 24기의 해외 취업률은 78%였다. 최근에는 일본 업체에 취업하는 졸업생이 늘어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주요 일본 업체에 취업한 스마트 클라우드 마스터 졸업생의 평균 초봉은 30만 엔(약 330만 원)이다.

나가오 히사미 무역아카데미 과장은 “최근 일본 기업들은 스마트폰, 태블릿PC 관련 프로젝트를 다수 추진하고 있지만 기술 인력이 부족해 IT 교육 수준이 높고 이직률이 낮은 한국인 채용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 실무 교육으로 회사도 만족

글로벌 무역 인턴십도 인기 프로그램이다. 2009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매년 두 차례 120여 명의 대학생을 선발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지사 등에서 무역 실무를 익힐 수 있도록 돕는다. 대우인터내셔널, 두산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CJ, LG전자, 제일모직, SK네트웍스, 한국전력, 현대종합상사 등이 인턴십 교육을 맡고 있다.

1기부터 8기까지 인턴십을 마친 584명 중 취업에 성공한 교육생은 아직 대학에 다니는 학생을 제외하고도 507명(약 87%)에 이른다. 취업자의 90%는 무역 관련 기업에 입사했다. 38명은 인턴 실습을 한 기업에 취업했다.

박용필 씨(30)는 2010년 LG전자 스웨덴법인에서 인턴을 한 게 계기가 돼 이듬해 현지 법인에 채용됐다. 그는 “처음에는 엑셀 프로그램도 제대로 못 다뤘지만 실무를 익혔더니 인턴 근무가 끝나기 전에 채용 제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올해 새로 개설된 섬유 수출 전문가 과정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무역협회가 섬유산업연합회, 의류산업연합회와 함께 실무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개설했다. 7월부터 교육을 받기 시작한 수강생들은 11월 800시간의 교육을 이수하면 섬유업체에 취업하게 된다. 이들이 받는 초봉은 2500만∼3500만 원 정도다.

안현호 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실무를 배울 수 있는 현장 중심 교육, 수강생과 해외 기업을 연결해주는 시스템 등을 통해 재능 있는 청년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게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무역협회#무역아카데미#해외 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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